"주민 수백명 침입 4000그루 밑동 싹뚝"…무너진 '베이징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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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7-31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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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인 나주배 과수원 쑥대밭…공안도 나몰라라

아주경제 베이징 특파원 조용성 기자 = 중국에서 우리나라의 나주배를 심어 성공한 교포 농민이 중국인들의 횡포로 억대의 피해를 입게 됐다.

베이징시 퉁저우(通州) 쑹좡(宋莊)구 자이리(寨里)촌에서 나주배 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박홍균(58)씨는 29일 한국투자기업협의회 주최로 베이징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17일 일부 폭력배를 포함한 이웃 주민 수백여 명이 농장에 무단 침입해 배나무 4000 그루의 밑동을 잘라냈다"고 토로했다. 배나무 한 그루에서 250㎏ 이상의 배를 수확할 수 있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피해액만 500만 위안(약 9억 원)에 달한다.

박씨는 지난 1999년 모래흙으로 이뤄진 황무지 325무(6만5000평)에 대해 마을 주민들과 30년간 임대차계약을 맺었다. 이후 한국에서 나주 배 묘목을 들여와 각고의 노력 끝에 지금의 농장으로 일궈냈다.

하지만 베이징시 외곽의 한적한 농촌이었던 자이리촌에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고 땅값이 급등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주민들이 임차료의 대폭적인 상향조정과 함께 일부 토지의 반환을 요구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특히 일부 주민은 박씨가 계약서에 명시된 것보다 많은 땅을 점유하고 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긴 소송 끝에 박 씨는 최근 중국 법원으로 승소 판결을 받아냈다. 하지만 주민들은 법을 무시하고 폭력으로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농장에 난입해 14년의 피땀 어린 성과물인 배나무를 베어낸 것이다.

박 씨는 특히 중국 공안 당국에 대한 불만을 표출했다. 주민들이 농장에 침입할 당시, 박씨의 신고로 현장에 있던 공안들이 별다른 제지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한편 박씨의 억울한 사연이 베이징 교민 사회에 알려지면서 주중 한국대사관도 중국 공안 당국과 접촉하는 등 박씨 지원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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