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현지시간) 오바마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힐러리 전 장관과 단둘이 만나 비공개 오찬을 했다. 민주당은 물론이고 상대 공화당에서도 현재 여론조사 기준으로 적수가 업는 힐러리 전 장관이 백악관을 비공식적으로 찾자 두 사람이 차기 대권 계승 준비를 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의 MSNBC방송은 ‘제44대 대통령(버락 오바마)이 45대를 만나나...’란 기사 제목을 이날 게재하기도 했다.
두 사람은 한 번도 공석에서 차기 대권과 관련한 확답을 한 적은 없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1월 힐러리 장관 퇴임을 기념한 CBS방송 공동 인터뷰에서 “4년 후 일은 아무도 모른다”고 했고, 힐러리 전 장관도 출마를 기정사실로 한 적은 없다.
그럼에도 힐러리 전 장관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부동의 1위를 하고 있다. 공화당에서 가장 높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는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와의 가상대결에서도 6%포인트나 이기는 것으로 메리스트-매클래치 조사결과 나오기도 했다. 민주당 지지자 중에서 무려 60%가 넘는 유권자들이 힐러리 전 장관을 지지하는 파워도 무시할 수 없다.
조 바이든 부통령이 차기 대선에 출마할 의사가 있음을 이미 밝혔기 때문에 오바마 대통령이 공식적으로 힐러리 전 장관을 당장 지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다만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해 재선에서 힐러리 전 장관과 남편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큰 도움을 받았기 때문에 힐러리의 대권 계획을 아주 무시할 수도 없는 형편으로 분석되고 있다.
백악관 측은 이날 두 사람의 중식에 대해 “오바마 대통령과 클린턴 전 장관은 지난 4년간 일하면서 순수한 우정도 쌓아왔다”며 확대해석을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지난 2008년 민주당 대선 경선에 출마했었던 힐러리 전 장관은 당시 오바마 후보에 밀려 대권 꿈을 접었고, 이후 4년간 국무장관으로서 오바마와 손을 잡았다.
이러한 행보에는 오바마 이후 차기 대권을 바라보는 힐러리 전 장관의 시각이 들어있다는 분석이다. 힐러리 전 장관은 여러차례의 인터뷰에서 “미국에서도 뛰어난 여성이 대통령 등으로 나와 리더십을 발휘할 때가 됐다”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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