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동연 동북아역사재단 사무총장, "천리밖을 보려면 누각을 더 올라야"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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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7-30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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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한국을 대표하는 중국통인 석동연 동북아역사재단 사무총장, 전 홍콩 총영사는 26일자 문회보에 기고한 논평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역사적인 만남이 한중관계 새로운 20년의 문을 성공적으로 열었다고 평가했다.

- 남북한이 개성공단의 정상적인 가동을 위한 실무협상을 하게 됨에 따라 한반도를 둘러싼 긴장 분위기가 다소 완화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미국, 중국을 차례로 방문하여 미•중 양국 지도자와 가진 정상회담이 상당한 성과를 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은 중국에서 역대 대통령과는 확실히 다른 차원의 외교를 선보였다. 이번 방문을 `심신지려`(心信之旅ㆍ신뢰를 쌓는 여정)로 명명할 때부터 예사롭지 않았다. 구체적인 성과로 양국 간 전략적 협력동반자관계를 내실화할 수 있는 실천방안이 마련됐다. 앞으로 북핵 문제, 한ㆍ중 자유무역협정(FTA) 등 양국 간 협력이 더욱 확대될 것이다.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지만 내딛은 첫 발자국은 매우 성공적인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 성과보다 더 중요한 것은 한ㆍ중 양국 정상 간에 신뢰를 쌓았다는 점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중국어 실력, 중국 철학과 역사에 대한 깊은 이해, 기품있는 여성으로서의 매력, 역경을 극복하여 끝내 대통령이 된 인생 역정 등 소프트파워와 브랜드를 중국 국민들 마음에 깊이 각인시켰다. 이는 앞으로 한국 외교의 중요한 자산이 될 것이다.

한•중 두 정상 간의 만남은 통일신라시대의 학자 최치원의 시로 시작되었다. 시진핑 주석은 정상회담에서 “푸른 바다에 배를 띄우니 긴 바람이 만리를 통한다”라는 최치원의 시를 인용하여 양국이 더욱 긴밀히 협력하고 양국간 우호관계가 지속적으로 발전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표현했다.

이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은 공자의 말씀을 인용해 북한 핵 문제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처음에는 사람의 말을 듣고 행실을 믿었으나, 이제는 말을 듣고도 행실을 살핀다”라는 논어의 한 구절을 인용했는데, 이는 북한이 구체적인 행동으로 진정성을 보여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시진핑 주석은 박근혜 대통령에게 당나라 시인 왕지환이 쓴 등관작루의 시를 서예작품으로 선물했다. `욕궁천리목 갱상일층루`(欲窮千里目 更上一層樓ㆍ천리 밖까지 바라보려고 다시 누각을 한층 오르노라)라는 구절이 담겨 있는데, 한ㆍ중 관계를 멀리 보고 한 단계 위로 올라가야 함을 표현한 것이다. 역동적으로 발전하고 있는 한ㆍ중 관계를 묘사하는 데 매우 적절한 시구이다. 이와 같이 두 정상의 만남은 시로 시작해 시로 마무리됐다.

박근혜 대통령이 한ㆍ중 비즈니스 포럼에서 “중국에서 사업을 하려면 먼저 친구가 되어야 한다(先做朋友 后做生意)”라고 얘기를 할 때 강연장의 모든 청중들은 감탄을 금치 못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칭화대학 연설에서도 관자의 한 구절을 인용했다. “일년의 계획은 곡식을 심는 일만 한 것이 없고, 십년의 계획은 나무를 심는 일만 한 것이 없으며, 백년의 계획은 사람을 심는 일만 한 것이 없다.”

박근혜 대통령의 방중은 중국 국민들에게 매우 깊은 인상을 남겼으며 많은 중국인은 한국하면 곧 박근혜 대통령을 떠올리게 되었다. 이제 박근혜 대통령 없는 한국은 그야말로 상상할 수가 없으며 그녀는 한국을 대표적으로 상징한다고 할 수 있다.

중국 네티즌들이 5억 여 명에 달하고 외교 문제에 대해서도 활발하게 의견을 내고 있다. 중국 정부도 이러한 네티즌을 감히 가볍게 여기지 않는다. 그래서 중국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공공외교가 대중외교의 중요한 영역이 되었다. 이런 각도에서 볼 때 박근혜 대통령이 이번 방문을 통해 13억 중국 국민의 호감을 받게 된 것은 큰 수확이다.

가까운 이웃이 먼 친척보다 낫다. 문화와 역사의 뿌리가 밀접한 관계인 한ㆍ중 두 나라는 평화와 번영의 동북아시대를 활짝 열어나갈 동반자이다. 새로운 20년을 내다보며 양국 정상들이 쌓은 신뢰 관계를 토대로 높은 곳에서 멀리 보며 아름다운 미래를 손을 잡고 함께 열어갈 수 있도록 두 나라가 지혜와 역량을 모으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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