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말 BMW가 공개한 전기차 'i3'. |
아주경제 유희석 기자= 독일 자동차업체 BMW가 1차례 충전만으로 160km 거리를 최대시속 150km로 달리는 순수 전기차 모델 'i3'를 내놓으면서 국내 관련주 주가가 들썩이고 있다. 전기차 시대 개막으로 2차전지를 비롯한 핵심부품 생산업체에 수혜가 집중될 것으로 기대돼서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SDI 주가는 최근 1개월 간 유가증권시장에서 20% 가까이 올랐다. 삼성SDI가 i3에 들어가는 자동차용 2차전지를 독점 공급한다는 점이 호재로 작용했다.
신한금융투자는 삼성SDI의 자동차용 2차전기 관련 매출이 올해 1230억원에서 2015년 8120억원으로 여섯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SDI는 크라이슬러도 고객으로 확보했다.
경쟁업체들의 질주도 돋보인다. LG화학은 GM·르노·포드, Sk이노베이션은 현대자동차·벤츠 등 주요 자동차업체과의 협력으로 세계 2차전지 시장을 이끌고 있다. 지난달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주가는 각각 11.5%, 12.2% 상승했다.
백찬규 삼성증권 연구원은 "4년전 시장의 관심이 집중됐었던 전기차 산업은 충전 인프라 부실, 기술적 문제 및 낮은 수익성 등으로 시장 확산이 어려웠다"며 "하지만 올해 하반기부터 세계 주요 완성차업체들의 전기차 출시로 전기차용 중대형 2차전지 시장은 본격적인 성장세에 진입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희철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2차전지 시장은 휴대전화와 노트북 등 스마트 기기에서 사용되는 소형에서 전기차 중심으로 성장축이 옮겨가고 있다"면서 "향후 거대한 시장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기차시장 확대는 2차전지를 만들기 위한 핵심 소재와 생산장비를 만드는 업체들의 수혜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2차전지는 크게 양극활물질·음극활물질·분리막·전해액으로 구성되는데 양극활물질은 삼성정밀화학과 엘앤에프, 음극활물질은 일진머티리얼즈과 포스코켐텍이 주요 생산업체다. 또 분리막은 SK이노베이션과 톱텍, 전해액은 LG화학·후성 등이 속하며 장비회사는 피엔티 등이 주요 생산자다.
류주형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전기차는 이제 시동을 걸기 위해 키를 꽂은 단계에 불과하다"며 "전기차의 전부라 불러도 과하지 않을 2차전지에 있어 삼성SDI와 LG화학 등은 글로벌 리더로 자리잡은지 오래로 중장기적으로 수혜를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기차시장 확대 전망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있다. 기대감이 실적 증가로 이어지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의견이다.
문경준 아이엠투자증권 연구원은 "전기차시장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2차전지 산업에 대한 기대감까지 높이고 있다"며 "관련 기업에 대한 주가도 최근 빠르게 오르고 있는데 실적으로 가시화되는 것은 중장기적 관점으로 접근하는 것이 합리적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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