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 주가를 대표하는 지수인 MSCI 미국 지수에서 미국을 제외한 전 세계 주가를 나타내는 ‘MSCI 미국 외 전 세계 지수’를 뺀 격차(스프레드)는 지난 2일 현재 1373으로 1987년 집계 시작 이래 최대로 벌어졌다.
미국과 그 외 전 세계 주가의 격차는 지난 2000년과 2007년에 크게 벌어졌다가 2008년 미국 금융위기 이후 대폭 좁혀져 2009년 2월 말에는 23년 만에 최저인 555로 줄어들었다.
그러나 이후 미국이 대규모 양적완화를 시행하고 경제가 조금씩 살아난 반면 유럽과 신흥국 등 다른 지역의 주가가 상대적으로 정체하면서 격차가 지금까지 4년여간 다시 확대됐다.
올해 들어서 미국 지수는 20.0% 상승했지만 미국 외 전 세계 지수는 4.3% 오르는 데 그쳤다. 또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우려가 본격화된 지난 6월 이후에도 미국 지수는 5.0% 올랐으나, 미국 외 전 세계 지수는 1.1% 상승에 머물러 격차가 한층 커졌다.
선진국 중에서도 미국 주가는 거의 독보적인 상승세를 보였다. MSCI 미국 지수에서 24개 선진국 주가를 나타내는 MSCI 선진국 지수를 뺀 격차는 지난달 말 현재 103을 나타내 1983년 집계 시작 이래 최대를 기록했다.
특히 유럽과 차이가 한층 두드러져, MSCI 미국 지수와 영국·독일·프랑스 등 유럽 선진 16개국의 주가를 나타내는 MSCI 유럽 지수의 격차 또한 2일 현재 1,530으로 1995년 집계 개시 이후 최대를 나타냈다.
이 격차는 2009년 2월 640까지 좁혀졌다가 이후 유럽 주가가 경제위기와 재정긴축 정책 등의 여파로 지지부진하면서 다시 벌어지는 추세다. MSCI 유럽 지수는 올해 8.1% 올랐고, 6월 이후에는 0.9% 상승에 그쳤다.
금융시장에서는 이러한 ‘미국 증시 독주’ 추세가 한동안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미국 경제가 본격 회복단계로 접어드는 조짐을 보이지만 유럽 경제는 회복까지 아직 갈 길이 먼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또 중국은 성장보다 구조개혁을 택한 가운데 신흥국들은 향후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가 시작되면 유동성 이탈 등 후폭풍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여 미국과 격차가 한층 커질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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