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타사에 비해 5% 이상 영업이익률에서 앞서 나가고 있었던 포스코는 철강경기의 위기 상황이 예견된 상황에서 차별화와 극한의 원가절감이라는 패러독스 경영을 통해 이익률 격차를 더 벌려 나감으로써 철강업계 세계 유일의 주도권을 확실하게 쟁취하고 한 발 더 나아가 포스코를 세계 초일류 기업으로 성장시키겠다는 정 회장의 의지였다.
정 회장의 발표 후 1년 반, 총 6분기가 지난 현재 상황은 어떻게 됐을까? 적어도 수치적인 측면만 놓고 본다면 그의 2%포인트 우위론은 유효하게 실현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포스코의 분기별 영업이익률 추이를 살펴보면 지난해 1분기 5.0%에서 2분기 11.9%, 3분기 9.2%에서 4분기 4.7%로 급락한 뒤 올 들어 1분기 7.6%, 2분기 9.1%로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세계 1위 철강업체인 인도의 아르셀로미탈의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은 2.9% → 4.9% → -0.2% → -25.1% → 2.0% → 1.7%에 머물렀다. 분기별로 2012년 1분기 2.1% 차이에 불과했으나 정작 철강업계 불황이 시작되자마자 차이가 벌어지더니 올 2분기에는 8% 가까운 격차를 보이고 있다.
포스코와 더불어 수익성에 있어 가장 뛰어난 업체라 불리는 세계 2위 일본의 신일철주금도 수익성 면에서는 떨어지는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신일본제철과 스미토모금속이 합병한 신일철주금의 분기별 영업이익률은 1.1% → -1.3% → 2.3% → 1.1% → 2.0% → 4.4%의 추이를 보이고 있다. 합병 결정을 전후로 해 1% 내외의 낮은 수익률에 머물던 신일철주금은 지난해 말부터 서서히 불어닥친 엔고 현상에 힘입어 매출이 늘어나면서 영업이익률도 상승해 4%대에 도달했으나 아직까지는 포스코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허베이철강(세계 3위)과 바오산강철(4위), 무한강철(6위) 등 중국 철강사들은 이달 말 2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하지만 과잉생산과 내수시장 둔화를 맞은 이들 철강사는 이미 1분기에 1% 이하의 영업이익률 또는 마이너스를 기록했으며 2분기에도 큰 폭의 수익성 개선이 어려울 전망이다.
국내 증시 또는 업계 관계자들은 포스코가 분기 영업이익 1조원 달성 실패, 영업이익률 10%에 미치지 못한 점을 들어 향후 사업의 불확실성을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좁은 시각과 달리 업계에서는 여전히 철강업계에서 가장 높은 수익률를 올리고 있는 포스코의 경쟁력이 불황에서 더욱 빛을 발휘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덩치 키우기를 자제하고 이를 생산성 향상에 집중한 결과로, 호황일 때 인수·합병(M&A)을 추진한 아르셀로 미탈, 불황을 이기기 위해 M&A를 택한 신일철주금 모두 현재까지 역효과만 보고 있다는 점을 놓고 볼 때 포스코의 선택은 아직 옳다는 것을 보여준다.
포스코 관계자는 "철강업계간 영업이익률 2%포인트 격차의 우위를 상시적으로 유지한다는 것은 시장 상황의 변화와 상관 없이 적은 비용을 투입해 가장 완벽한 제품을 시장에 맞춰 생산하되 그 수량까지 파악해 재고도 최소화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포스코는 이러한 생산관리와 원가 절감에 있어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매출 감소 속에서도 영업이익률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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