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하나로마트를 비롯한 유통업계가 정부의 물가상승 억제 의지와 가격인상에 대한 비난여론 등을 고려해 우윳값 인상분을 유통마진에서 빼는 방식으로 인상가 반영을 하지 않자 우유값 인상을 추진했던 유업계가 한발 물러선 것이다.
그러나 유업계가 원유 가격 인상에 따른 손실을 떠안아야 하는 상황을 감안하면 가격 인상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다.
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우윳값 인상을 시도했던 매일유업은 유통업계에서 가격 인상 보류 움직임이 이어지자 모든 제품 가격을 일단 종전 수준으로 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또 9일부터 ℓ당 우유 가격을 2300원에서 2550원으로 250원(10.9%) 인상할 예정이던 서울우유도 방침을 바꿔 가격 인상을 잠정 유예하기로 했다.
서울우유협동조합은 “9일부터 적용키로 했던 제품가격 인상을 시장 여건 등을 고려해 잠정유예하게 됐다”고 밝혔다.
우유 제조업체의 가격 인상 계획을 보류시킨 유통업계의 움직임은 하나로마트로부터 시작됐다.
하나로마트는 이날 매일유업의 모든 우유와 유제품을 기존 가격에 판매했다.
이어 이마트와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들이 최저가 정책 유지를 위해 매일유업 제품 가격을 동결했고, 홈플러스도 이날 하루 인상했던 제품 가격을 환원시키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유통업계가 눈치보기 속에 가격인상을 주저하는 상황이 벌어지자 매일유업과 서울우유는 가격 인상 보류 방침을 정하고, 이를 각 유통업체에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형마트에 이어 뒤늦게 편의점 등도 가격 보류 대열에 합류했다.
CU와 세븐일레븐 등도 매일유업 가격 인상을 잠정 보류키로 했으며, 롯데슈퍼 역시 9일 매일유업 전 제품 가격을 환원키로 했다. 이미 값을 올린 GS25의 경우 인상을 철회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하지만 유업계는 원유가격 인상과 마진률 하락 등의 상황이 있는 만큼 추후 인상요인을 우윳값에 반영하는 것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우유 가격인상 제동에 앞장을 선 하나로마트 등과 우유 제조업체가 추후 협상을 통해 조정된 인상안을 마련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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