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7차 회담은 우리 정부가 북한의 회담 제의에 대해 '총론적으로 전향적'이라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면서 기대감을 높이고 있지만 아직 양측에게 '넘어야 할 산'이 많은 게 사실이다.
정부는 오는 19일부터 예정된 한미 정례군사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이나 이번 주 결정될 것으로 보이는 대북지원단체 방북 허용 등의 문제가 어떻게 회담에 영향을 미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UFG의 경우 북한이 한미군사훈련 때마다 한미를 겨냥해 강한 비난을 쏟아냈기 때문에 우리 정부로서는 훈련에 대한 부담을 안고 가야하는 셈이다.
현재까지 북한은 과거와 달리 이 훈련과 관련한 눈에 띄는 비난을 보이고 있지 않아 북한 역시 회담을 앞두고 일단은 상황을 관망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UFG 연습에 대한 북한의 반응은 회담 결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면서 "회담이 원하는 방향대로 합의가 잘 이뤄지지 않을 경우 (훈련에 대한) 강한 비난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북한이 이미 예정된 UFG 연습을 5일 가량 앞둔 시점에 회담을 제안하자고 한 개성공단 문제 해결을 위한 의지를 감안하면 대화 분위기를 해치는 위협적 발언을 자제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북한의 노동신문이 남북관계 개선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하는 모습도 회담을 앞두고 북한이 위협적인 언사를 자중할 것이라는 관측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노동신문은 지난 9일과 10일 연이어 "북남관계 개선은 자주통일과 평화번영의 근본전제", "북남대결상태를 하루빨리 끝장내야 한다"는 표현을 써가며 7차 회담의 의지를 내비친 바 있다.
또한 정부는 최근 대북지원 승인을 받은 국내민간단체들이 지원물자 모니터링을 위한 방북을 잇달아 신청해 승인여부 결정을 앞두고 있다.
지난달 29일 통일부에서 대북지원 승인을 받은 5개 민간단체 중 어린이어깨동무와 어린이의약품지원본부는 방북 신청 후 정부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고 이미 두 단체 모두 북측으로부터 초청장을 받은 상태다.
따라서 만일 이번 방북인 승인되면 인도적 대북지원 분야에서 박근혜 정부 출범 후 첫 방북 사례가 되기 때문에 회담과는 별개로 진행되는 것이지만 북한에 긍정적인 신호를 보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11일 "분배 모니터링의 필요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방북 승인 여부를 검토중"이라며 "대북지원단체의 모니터링은 대개 지원 후에 일반적으로 이뤄지는 것"이라고 말해 긍정적으로 검토될 가능성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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