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계 장기불황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데다, 이번 위기를 넘지 못하면 그룹 해체로 직결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지속돼 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여전히 산적해 있어 STX는 어느 때 보다 뜨거운 땀방울을 흘리고 있다.
12일 STX그룹과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STX그룹은 계열사 임원 전체가 여름휴가를 반납한 채 그룹 회생 방안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STX 내부 관계자는 “현재 전 임원들이 휴가를 반납하고 경영 정상화에 매진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팀장급 이상 직원들도 그룹 회생을 위해 자진해서 휴가를 내놓고 있다”고 전했다.
STX그룹은 무엇보다 지난 4월 그룹의 주축 계열사인 STX조선해양의 자율협약 신청을 시작으로 본격화된 경영위기와 함께 빠져나간 인력들의 빈자리를 채우는 것이 우선이라는 내부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STX그룹은 올해 하반기에 경력 및 신입 등을 포함해 계열사 별로 신규 인력을 보강하는 계획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초부터 시작된 그룹 위기로 인해 각 계열사들이 채권단 자율협약에 돌입하는 등 경영 외적인 부문에 쏠린 인력을 재배치, 본업인 수주활동에 다시 시동을 걸고 경영 정상화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강덕수 STX그룹 회장도 최근 “하반기에는 지난 4개월간 자율협약 추진으로 부진했던 수주활동에 집중해 경영 조기 정상화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영국의 조선해운 분석 기관인 클락슨에 따르면 STX조선해양의 진해 조선소는 지난 3월말 기준 341만4000CGT 로 향후 2년 이상의 수주잔량을 보유하고 있지만 자율협약 이후에는 신규수주는 전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중국의 STX 다롄의 처리 문제도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난제다.
STX는 이른 시일 내에 STX와 산업은행 등 국내 채권단, 중국 다롄시 정부와 중국 공상은행 등이 STX 다롄 처리 문제를 두고 4자 협상을 벌일 예정이다.
핵심 쟁점인 STX 계열사들이 중국과 국내 은행에 지급보증을 통해 STX다롄의 부채 1조4000억원의 처리가 원만히 해결될 경우, STX그룹은 최대 1조원 규모의 신규 유동성 공급도 가능할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이 외에도 STX 조선해양 외 다른 계열사들의 자율협약 체결 문제도 해결할 숙제다.
STX는 지난 달 31일 산업은행과 NH농협은행 등 8개 채권단이 STX조선 경영정상화 방안 MOU를 체결하면서 3조원 대의 자금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됐고, 여기에 STX 엔진과 STX 중공업 역시 실사를 마치고 자율협약 체결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STX와 포스텍의 실사 결과에 따라 향후 그룹 회생의 방향이 달라 질 수 있어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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