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양종곤 기자= 우리투자증권은 1분기(4~6월)에만 277억원의 대손충당금을 쌓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우리투자증권은 막대한 대손충당금을 쌓은 원인에 대해 함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시장의 궁금증은 더욱 커지고 있다.
우리투자증권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는 올 1분기 동안 기업구조개선작업·법정 관리 및 화의 개시·파산 및 부도 회사 등이 발행한 총 1268억9300만원의 채권 회수계획에 따라 277억7500만원의 대손충당금을 설정했다. 그러나 채권을 발행한 회사명은 기재하지 않았다.
이로 인해 우리투자증권 1분기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각각 75%, 95% 줄어든 62억원, 20억원을 기록했다.
증권업을 분석해 투자자들에게 기본 자료를 제공하는 증권사 연구원들마저 우리투자증권의 대손충당금을 예상하지 못한채 보고서를 냈다. 또 몇몇 연구원은 대손충당금에 대한 구체적인 원인을 회사측에 요구했지만 ‘모르쇠’로 일관했다고 한다.
물론 우리투자증권이 대손충당금을 설정한 자체를 비판할 수는 없다. 대손충당금은 장래 발생할 수 있는 실손에 대비하는 안전장치이기 때문에 이를 적립한 회사를 탓할 이유가 없다. 더욱이 기업은 거래기업을 밝힐 의무도 없다.
그러나 시장의 오해를 막기 위해서는 공개가 바람직하다. 특히 일부 증권사가 대손충당금 적립 사유를 상세하게 공개하는 것과 대비되기 때문에 투자자들의 신뢰 추락도 우려된다.
실제로 KDB대우증권은 1분기 STX팬오션 투자 관련 대손충당금을 100억원 가량 적립했다고 밝혔다. 대신증권도 계열사인 대신저축은행 때문에 대손충당금을 쌓았다.
우리투자증권은 대손충당금 적립 원인이 STX그룹과는 무관하다고 밝히고 있다. 현재 금융사들이 가장 엮이고 싶지 않은 기업이 STX그룹이기 때문에 이 곳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럼 우리투자증권은 왜 공개하지 않을까? 시장의 궁금증은 더해져만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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