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시라이 "왕리쥔 해임, 본인의 뜻"…재판 장기화?

  • "아내가 살인 사건을 저질렀다고 판단 못해"

보시라이(薄熙來) 전 중국 충칭시 당 서기의 재판 나흘째를 맞아 검찰과 피고인 측이 전날에 이어 직권 남용 혐의 부분을 놓고 치열한 법정 공방을 이어갔다.

지난(濟南)시 중급인민법원은 25일 오전 8시30분(현지시간) 재판을 속개했다.

검찰 측은 피고인 보시라이가 아내 구카이라이(谷開來)의 영국인 살인 사건의 진상을 보고받고도 이를 은폐하려고 재조사 필요성을 촉구하는 왕리쥔(王立軍) 전 충칭시 공안국장을 독단적으로 해임하는 등 사건 은폐를 도모했다면서 유죄 입증에 주력했다.

그러나 보시라이는 아내가 살인 사건을 저질렀다고 판단하지 않은 상황에서 내린 일련의 ‘잘못’이 살인 사건을 은폐하려는 목적에서 비롯된 행동으로 볼 수 없다면서 법적 책임을 질 수는 없다는 취지의 주장으로 맞섰다.

보시라이는 전날 재판에서 “(왕리쥔이) 20년간 공안에 몸담으면서 몸이 나빠져 다른 일을 하고 싶다고 나한테 말한 적이 있다”며 왕리쥔의 공안국장 해임도 본인의뜻을 수용해 내린 결정이라고 주장했다.

보시라이의 직권 남용 부분 혐의는 뇌물 수수, 공금 횡령 등 부패 혐의와 달리 당 중앙의 권위에 도전하는 정치적인 행위로 해석될 수 있어 매우 민감한 부분으로 여겨진다.

법리적으로도 부패 혐의보다 유죄 입증이 쉽지 않아 이날 재판에서는 구카이라이 사건 수사와 왕리쥔의 미국 총영사관 망명 사건 대처 등에 관여했던 여러 충칭시관계자의 출석 증언 및 서면 진술 확인 등의 절차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법원 주변에서는 이번 재판이 아직 기초적인 사실 관계를 따져보는 증거 조사 단계에 있고 본격적인 유무죄를 다투는 변론 단계로 넘어가지 않은 상황이어서 재판이 26일 이후로 넘어가면서 장기화할 수 있다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제기됐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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