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 감사원장은 이날 감사원 강당에서 한 이임식 이임사에서 “특히 감사업무 처리과정에서 객관적으로 드러난 사실을 덮어버리거나 부당한 지시를 내리지 않았음을 스스로 다행스럽게 여긴다”며 이같이 말했다.
양 감사원장은 “그동안 어떤 경우에도 국민께 부끄러운 일은 하지 않으려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면서“재임동안 안팎의 역류와 외풍을 막고 직무의 독립성을 한단계나마 끌어올리려 안간힘을 썼지만 물러서는 마당에 돌아보니 역부족을 절감한다”며 아쉬움도 토로했다.
그는 특히 “현실적 여건을 구실로 독립성을 저버린다면 감사원의 영혼을 파는 일”이라고 강조하면서 자신의 사퇴와 관련해“감사원장 직무의 계속적 수행에 더이상 큰 의미를 두지 않기에 이르렀다. 이는 개인적 결단”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양 감사원장은 “정부 교체와 상관없이 헌법이 보장한 임기 동안 정상적으로 업무를 수행하는 그 자체가 헌법상 책무이자 중요한 가치라고 믿어왔다”면서 “이 책무와 가치를 위해 여러 힘든 것을 감내해야 한다고 다짐해왔다. 헌법학자 출신이기에 더욱 그러했다”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그는 “소임을 다하지 못한 채 여러분께 맡기고 떠나게 돼 마음이 무겁다”며 “공직을 처음 맡았을 때 품었던 푸른 꿈을 이루지 못한 채 떠나지만 후회는 없다. 이제 사사로운 삶의 세계로 가려한다”고 말했다.
한편 양 감사원장은 이임식에 앞서 감사원 고위 간부들과 티타임을 가진 자리에서 "4대강 감사는 자신의 소신과 원칙대로 한 일"이라고 밝혔다고 감사원 고위 관계자는 밝혔다.
이 관계자는 "티타임에서 '모두들 소신대로 일하길 바란다'는 당부 말을 남겼다. 4대강 감사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것이 아니라 청와대와의 인사 갈등 때문이라는 점을 분명히 말하고 싶었던 게 아닌가 싶다"고 전했다.
이는 일부 언론들이 양 감사원장의 사퇴 배경을 두고 4대강 감사에 대한 책임을 지고 용퇴한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은 데 대해 양 감사원장은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관계자는 감사원장 대행인 감사위원이 감사위원 제청권을 대행할 수 있냐는 질문에 "청와대가 감사위원 제청을 요구한 장훈 중앙대 교수가 감사위원직을 고사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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