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은 또 침체에 빠진 경기 회복을 위해 중견기업들의 투자 및 고용 촉진을 당부했다.
박 대통령은 특히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중견기업이 대기업으로 성장하는 데 있어 각종 규제를 완화하는 등 '성장사다리' 조성을 위해 정부가 적극적으로 지원을 하겠다는 점을 강조했다.
현재 우리나라 중견기업 수는 1400여개로 수출의 10.9%와 고용의 5.7%를 차지하면서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 크게 기여하고 있지만, 그동안 각종 정책에서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경우가 많았다는 게 청와대의 판단이다.
강호갑 중견기업연합회(이하 중견련) 회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중견기업으로 성장하면서 발생하는 경영환경의 변화, 기업비용 부담 등 성장의지를 저해하는 '신발 속 돌멩이' 제거가 시급하다"고 토로했다.
강 회장은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으로 성장하면서 중소기업 지원에 안주하려는 '피터팬 증후군'과 지원 축소, 규제 등에 직면하게 된다"며 "글로벌 전문기업으로의 성장 촉진, 지속가능 경영기반 마련을 통해 중견기업이 글로벌 전문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참가한 기업들은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으로 성장하면서 △R&D 지원제도 축소 △금융지원 축소 △고용 세제혜택 단절 △기타 조세지원 단절 등이 발생하는 점을 지적했다. 또 일감 몰아주기 과세, 중소기업 적합업종 등 경제민주화 관련 문제와 통상임금 기준 변화, 화평법·화관법 등 규제 강화에 따른 관리비용 증가 문제, 자유무역협정(FTA) 원산지 증명 부담 문제, 과도한 세금으로 인한 사업승계 어려움 등도 건의했다.
김재희 이화다이아몬드공업 대표 등 여성 CEO들은 '국내 여성기업 활성화 방안과 운영상의 애로사항' 등을 통해 중견기업 근로자들의 출산과 육아 문제 등을 박 대통령에게 전하기도 했다.
이에 박 대통령은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통상임금 산정범위 확대'에 대해 "합리적인 해결을 모색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전날 10대 그룹 회장단과의 오찬자리에서 "통상임금은 공멸의 문제다. 입법이 개별기업이 어디에 해당하는지 모를 만큼 쏟아져 나오고 있다"는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발언에 대해 "본의 아니게 경제에 찬물을 끼얹는 입법이 되면 문제가 심각하다고 생각한다"며 "독소조항은 없는지 이런 것을 한 번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중견ㆍ중소기업계에서는 그간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시키는 내용의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예상되는 부담금액이 수십조원에 이르는 만큼 자금여력이 없는 중견ㆍ중소기업이 줄도산에 이를 수도 있다는 우려가 컸다.
박 대통령은 제도적 인프라 구축 등 정부의 지원을 약속하면서 중견기업이 창조경제 실현에 앞장서 줄 것을 요청했다. 특히 이르면 다음달 중 오픈 예정인 '창조경제 사이트'를 통해 구축된 새롭고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신산업으로 육성될 수 있도록 중견기업의 아낌없는 조언도 주문했다.
또 "우리의 중견기업도 지금까지 쌓아온 기술력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다양한 혁신 주체들과 교류를 확대하고, 창의적 제품을 개발해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 나간다면 각자의 전문 분야에서 세계 1등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다"며 "글로별 경쟁력을 갖춘 세계 속의 히든 챔피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열심히 뛰어달라"고 격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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