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유희석 기자= 대차거래 잔고가 지난달 크게 줄었다. 증시의 하락장에 돈을 거는 대차거래가 줄면서 향후 주가지수 상승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26조5190억원이던 대차거래 잔액은 올해 초부터 늘어나기 시작해 지난 5월에는 43조474억원으로 증가했다. 이후 6월에 39조7187억원으로 줄었으나 7월 41조554억원으로 다시 늘었다.
8월 들어서는 대차 잔고가 다시 줄면서 전월 대비 1조8234억원 줄어든 39조2320억원을 기록했다.
대차 잔고는 주식을 빌려서 미리 팔고 약정기간 내에 똑같은 수량의 주식을 사서 되갚는 공매도 거래를 위한 자금이다. 대차 잔고가 줄었다는 것은 향후 주가가 더 떨어지기 힘들 것이라고 예상하는 투자자가 많아지고 있다는 의미다.
최창규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200 구성 종목의 대차 잔고를 모두 더해 봤더니 지난 1월 이후 대차 잔고가 꾸준히 증가하다가 최근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며 "대차 잔고를 주식 매입 대기수요로 가정한다면 주가지수 하락 압력이 약해지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 연구원은 이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대차 잔고 수준이 아직도 많다"며 "대차잔고의 추가적인 감소는 지수의 반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김영일 대신증권 연구원도 "과거 대차 잔고 동향을 살펴보면 대차 잔고가 줄면 코스피지수의 상승률이 높아지는 경향을 보인다"며 "단기적으로 코스피 시장에서 대차 상환이 늘면서 수급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대차 잔고를 줄었지만 증시의 변동성은 여전히 큰 상태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와 정부 부채 한도 협상, 시리아 사태, 신흥국 금융 불안 등 투자심리를 악화시키는 요소들이 여전히 많기 때문이다.
서명찬 키움증권 연구원은 "유럽 및 중국의 경기 회복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미국 양적완화 축소와 시리아 등 중동지역 불안 등으로 시장의 투자심리는 여전히 불안하다"며 "경기가 좋아지는 것은 인정하지만 그 시가와 강도에 대한 의구심으로 인해 지수의 상승폭이 제한돼 있다"고 전했다.
다만 향후 증시 전망은 밝은 편이다. 외국인 투자자와 기관들의 '사자'세가 계속되면서 시장을 자극하고 있는 불안 요인들에 대한 완충지대 역할을 해주고 있다.
김성환 부국증권 연구원은 "인도와 인도네시아 등 신흥국의 금융위기 이후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증시에서 순매수를 계속하고 있다는 것은 한국 경제가 튼튼하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유럽과 중국의 경기 회복이 더욱 빨라지고 있어 외국인 순매수가 지속되면서 주가지수의 상승 시도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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