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팔리는 제품, 깎아줄게"…캠핑용품 업체, 소비자 우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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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9-06 0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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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업체들, 인상 폭·시기 비슷하더니 내릴 땐 각자 행보

아주경제 강규혁 기자= 일부 캠핑용품 가격 인하를 두고 '꼼수' 논란이 일고 있다.

수년째 이어져온 가격거품 논란에도 불구하고 인하 의지를 보이지 않던 업체들이 최근 비인기 제품 위주로 가격을 내리면서 거센 비난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단체들도 인하 시기와 방법의 진정성을 놓고 의문을 제기했다. 가격을 올릴 당시에는 폭과 시기, 품목을 약속이나 한 듯 업체들이 비슷하게 적용했지만, 가격을 내릴 때는 각자 행보를 보이면서 소비자를 우롱하고 있기 때문이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일본 캠핑 브랜드 스노우피크는 최근 텐트 등 25개 제품 가격을 10%가량 내리기로 결정했다.

이번 결정은 서울YWCA가 스노우피크 일부 텐트의 일본 판매가와 국내 평균 소비자가가 2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한 직후 이뤄졌다.

회사측은 "제품 가격이 전년도 4분기에 결정되기 때문에 환율 변동에 따른 가격차가 발생한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지만 시장 분위기는 냉담했다.

실제로 상당수의 캠퍼들도 가격 인하 자체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소비자들은 가격 인하 시점이 지난 8월 21일로 이미 대부분의 캠퍼들이 휴가철을 맞아 제품 구입을 끝마쳐 가격 인하에 따른 효과가 미미하다는 주장이다.

특히 캠핑 마니아들이 주로 활동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와 카페 등에서는 이번 스노우피크의 가격 인하에 적용된 품목이 한정됐다는 점도 지적했다.

한 온라인 캠핑 커뮤니티 관계자는 "가격 인하 대상으로 각각 38만원(230만원→192만원)과 35만원(268만원→233만원) 내린 랜드룩 텐트와 토르튜 Pro는 캠퍼들로부터 외면받아온 소위 '인기 없는 제품'이라 해도 무방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정작 의자와 테이블 같이 수요가 많은 캠핑 소품류는 가격 인하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큰 폭으로 내린 엔화와 지난 2년간 최대 60% 가까운 인상률을 감안했을 때, 인하폭이 미미하다는 점도 문제 삼았다.

소비자들의 아쉬움과 분노는 이른바 캠핑용품 '빅3'로 불리는 콜맨과 코베아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업계에 영향력이 큰 스노우피크가 가격 인하를 결정했지만 콜맨과 코베아가 가격 인하와 관련한 어떤 움직임도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콜맨과 코베아는 지난 4일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모두 가격 인하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스노우피크처럼 엔화 약세라는 외부요인이 없는 상태에서 가격 인하를 단행할 이유가 없다는 의중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2011년에 코베아와 콜맨이 가격 인상을 공지할 당시 적용 시기가 하루밖에 차이나지 않았다"며 "심지어 인상률도 비슷해 의아해했던 캠퍼들이 한둘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어 "가격 인상 때에는 마치 짠 듯이 한 번에 올리더니, 가격 인하에는 몇 개월씩 걸리거나 아예 계획이 없다는 걸 보면 허탈할 수밖에 없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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