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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칙' 지킨 현대차, '실리' 챙긴 노조… 남은 과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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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9-06 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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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는 9일 잠정합의안 찬반투표 실시

아주경제 윤태구 기자=현대자동차 노사가 올해 임금과 단체협상에 잠정 합의했다. 이전과 달리 노조 요구안에 무작정 퍼주기는 없었다.

지난 5일 현대차 노사는 지난 5월28일 첫 상견례를 갖고 교섭에 나선 지 약 100여일만에 올해 임단협 합의안을 도출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그동안의 교섭 진행기간 동안 노조는 부분파업 10회, 잔업·특근 거부 15회를 진행, 약 1조225억원(5만191대)의 생산 손실액이 발생했다. 이는 지난해 진행된 파업으로 인한 생산손실 1조7048억원보다는 적은 수치이다.

하지만 올 3월부터 5월 사이 12주 동안 주말특근 거부로 차량 8만3000대, 1조7000억원 생산 차질을 포함하면 올해만 약 2조7000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그나마 최악의 사태인 전면 파업을 피한 점이 다행이다.

◇ ‘실리’ 챙긴 노조, 얼마나 받나?

현대차 노사의 임금 합의안은 △기본급 9만7000원 인상(기본급 대비 5.14%, 호봉승급분 포함) △성과급 350%+500만원 △주간연속2교대 제도 도입 특별합의 100% △품질향상 성과 장려금 50%+50만원 △사업목표 달성 장려금 300만원 △주간연속2교대제 포인트 50만 포인트 지급 △재래시장상품권 20만원 지급 등이다.

특히 기본급 인상을 제외한 성과급과 각종 합의금 등을 합하면 통상임금의 500%+850만원(50만 포인트·재래시장 상품권 20만원 포함시 920만원)으로 정리된다. 이를 환산하면 총 2000여만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날 현재 현대차 노조원 숫자는 약 4만3000명. 현대차가 이들에게만 연말까지 지급해야 할 금액은 약 1조원에 달한다.

지난해 현대차 노사는 임금 9만8000원 인상, 성과급 350%+900만원, 사업목표 달성 장려금 150%+60만원(재래시장 상품권 10만원 포함) 지급 등에 합의했다. 이에 따르면 역시 기본급 인상을 제외하고 받은 것이 500%+960만원, 즉 2260만원 정도였다. 올해와 비슷한 수준.

◇ ‘원칙’ 지킨 현대차

현대차측은 올해 임단협 기조를 ‘원칙있는 교섭을 통한 새 노사관계 정립’으로 정했다. 이에 따라 올해 임단협에서 현대차 사측은 노조에 맞서 무리한 요구에 대한 수용불가 입장을 고수했다.

그 결과, 현대차측은 △대학 미진학 자녀 기술취득지원금 1000만원 △조합활동 면책특권 △정년 61세 △연월차 사용분에 대한 추가 금전보상 등의 요구안에 대해 수용불가 입장을 관철해 냈다.

또한 △퇴직금 누진제 △징계위원회 노사동수 △해외공장 신설에 대한 심의의결 등 노조의 인사경영권 침해 요구 △이미 노사간 합의가 끝난 휴일특근 조건 재협의 △주간연속2교대 시행 전제로 이뤄진 UPH(시간당생산속도) 상향 관련 인원충원 주장 등 회사의 인사경영권 침해 및 합의정신에 벗어난 요구에 대해서도 수용불가 원칙을 지켰다.

노조 역시 당초의 요구안 고수 입장에서 회사의 분명한 입장과 외부의 우려를 고려해 협상과정에서 스스로 불합리 요구들을 철회하는 성숙된 협상자세를 보였다.

‘무노동 무임금’ 원칙도 지켜냈다. 현대차는 경영성과에 대해선 합리적 보상을 실시하되 총 15일간 지속된 부분파업 등에 대해선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지키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노조간부 고소고발·손배소 철회도 추후 논의하기로 하는 등 원칙에서 벗어난 무리한 요구들에 대해 노조로부터 합리적인 판단을 이끌어 낸 셈.


◇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채기’

하지만 현대차는 올해도 파업을 피해가지 못했다.

현대차는 지난 1987년 노조 설립이후 1994년과 2009~2011년 등 총 4번을 제외하곤 파업은 매년마다 진행됐다. 지난해까지 25년동안 총 382일간 파업이 진행됐고 이에 따른 생산차질 대수는 120만4458대, 금액으로는 13조3730억원에 달한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특근 거부 등의 여파로 올 상반기 국내시장에서 작년 동기 대비 0.7% 줄어든 32만5518대를 판매하는데 그쳤다. 지난 8월 현대차는 국내공장에서 생산 공급하는 국내판매와 수출이 전월보다 각각 19.6%, 9.0% 감소했다.

문제는 그동안의 파업 등으로 인해 피해를 입은 협력업체들이다. 현대차 파업으로 인해 협력업체는 그대로 매출손실로 이어지며 2차 피해를 겪었다. 현대차 5000여개의 1·2·3차 협력사들은 부분 파업에 대한 타격을 분담해야 했다.


◇ 남은 과제는

올해 현대차 노사는 임단협 잠정 합의를 통해 노사 상생안을 내놓았다.

주요 내용은 △글로벌 생산허브로서의 국내공장 역할 노사 공동인식 △생산성 및 품질경쟁력 향상을 통해 국내공장 생산물량 증대 △주기적인 신차종 투입 및 성공적 런칭을 위한 노사 공동노력을 통해 고객수요 적극 대응 △미래 친환경차 연구개발 투자 지속 △종업원 고용안정 등이다.

이는 그동안 경쟁력의 발목을 잡던 생산성과 적기 생산대응 등에 노사가 뜻을 같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또한 양측은 고객들의 다양한 수요에 대응하고 판매경쟁력 유지를 위해 주기적으로 신차종과 개조차를 개발하여 투입하고 성공적 론칭을 위해 노사가 함께 노력해 나가기로 했다. 아울러 회사의 중장기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미래 친환경차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 투자를 지속적으로 실시하기로 했다.

또한 현대차 노사는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임단협 종료 후 해외 경쟁사의 선진 임금체계를 벤치마킹 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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