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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중공업이 2008년 7월에 건조한 26만6000㎥급 LNG선 ‘모자(Mozah)’호 |
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선박에 이름을 붙이는 의식은 새 생명을 불어넣는 것과 비교되기 때문에 선주들은 통상 배가 태어난 순간 직전까지 이를 숨기는 경우가 많다.
특히 까다로운 선주는 자신이 인도받게 될 새로운 선박이 항해 및 가스 실험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조선소에서 열리는 명명식에서 공식적으로 넘겨받을 때까지 드러나지 않는 것을 선호하기 때문에 수주한 조선사에서도 극비 보안사항으로 외부에 유출되지 않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그렇다고 모든 선주들이 이름을 숨기고 싶어하는 것은 아니다. 일부 선주들은 건조 과정 중에 일찌감치 새 선박의 이름을 짓고 이를 공표하는 것을 좋아한다.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을 발주한 선주들 중에 이런 부류가 많은데, 이들이 선박 이름을 지을 때는 기존 선단에 적용했던 명명 패턴을 새로운 선박에도 적용하는 경우가 많다.
세계적 해운기업인 존 프레드릭슨 그룹 계열의 LNG 해운사인 골라 LNG(Golar LNG)는 극저온 화물인 LNG를 운반하는 선박 이름에 ‘저온’(Low Temperature) 과 관련된 테마를 적용했다. LNG운반선은 LNG를 영하 163도의 극저온 상태로 액화시켜 운반한다는 특성을 반영한 것이다.
이에 따라 골라 LNG는 삼성중공업에 발주해 이달부터 향후 2015년 1월까지 16개월 동안 인도받을 LNG선 8척의 이름을 △‘골라 프로스트’(Golar Frost) △‘골라 씰’(Golar Seal) △‘골라 베어’(Golar Bear) △‘골라 아이스’(Golar Ice) △‘골라 펭귄’(Golar Penguin) △‘골라 크리스탈’(Golar Crystal) △‘골라 셀시우스’(Golar Celsius) △‘골라 툰드라’(Golar Tundra) 등으로 결정했다.
이 가운데 처음으로 인도받는 선박인 ‘골라 프로스트’는 이번에 회사가 두 번째로 명명한 이름이다. 동일 이름이 명명된 첫 번째 선박은 지난 2004년 건조한 것인데, 이 선박은 처분돼 오프쇼어 재기화 선박으로 개조되면서 이름도 ‘FSRU 토스카나’(FSRU Toscana)로 바뀌었다.
골라 LNG는 현대삼호중공업에서도 LNG 운반선 두 척을 건조중이며, 이들 선박은 각각 2014년 7월과 10월에 넘겨받게 되는데 ‘골라 글레이셔’(Golar Glacier)와 ‘골라 켈빈’(Golar Kelvin)이 부쳐질 예정이다.
러시아 최대 해운사인 소브콤플로트가 발주한 17만㎥급 극지운항용 아이스 클래스 1C급 LNG 운반선 4척은 STX조선해양에서 건조중이다. 이들 선박은 올 12월부터 2014년 10월까지 차례로 인도된다. 이들 4척도 이미 이름이 주어졌는데 ‘벨라키 노보고로드’(Velikiy Novgorod), ‘프스코프’(Pskov), ‘SCF 미트라’(SCF Mitre), ‘SCF 멜람푸스’(SCF Melampus) 등이다. 벨라키 노브고로드와 프스코프는 러시아 가즈프롬 글로벌 LNG에 장기 용선될 예정이라, 두 선박 이름은 발틱해 부근의 러시아 도시명을 따서 부쳐졌다.
건조중 이름이 결정된 또 다른 극지운항용 LNG 운반선은 스웨덴 아빌크과 대우조선해양에 발주한 아이스 클래스 1C(Ice Class 1C)급 2척과 그리스 다이나가스가 현대중공업에 발주한 아이스 클래스 1A급 선박 3척 등이 있다.
아빌코의 선박은 올해 말 인도될 예정인데 ‘빌포스’(Wilforce)와 ‘빌프라이드’(Wilpride)로 명명될 예정이다.
15만5900㎥급 다이나가스의 선박은, ‘레나 리버’(Lena River), ‘클린 플래닛’(Clean Planet). ‘클린 오션’(Clean Ocean)으로 이름이 정해졌는데 지난 7월 인도된 ‘예니세이 리버’(Yenisei River), ‘아크틱 오로라’(Arctic Aurora)와 자매선이다.
예니세이 리버와 레나 리버는 가즈프롬에 장기 용선돼 회사가 이미 용선한 아이스 클래스 1A급 선박 ‘오프 리버’(Ob River)와 합류하게 된다. 오프 리버는 지난해 11월 세계 최초로 북극해항로를 이용한 LNG 운송에 성공한 그 선박이다.
다이나가스가 가즈프롬에 용선하는 세척의 선박은 3척의 선박은 북극해로 흘러가는 러시아의 주요 강 이름을 따서 지어졌다는 공통점이 있다.
아크틸 오로라는 노르웨이 스타토일로 용선된다. ‘아크틱’(Arctic)은 노르웨이 에너지 회사들이 LNG운반선 이름을 붙일 때 가장 선호하는 경칭(prefix)이라고 해서 다이나가스는 이렇게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반면 장기 용선이 결정되지 않은 선박에는 다이나가스는 ‘클린’(Clean)이라는 경칭을 붙여서 이름을 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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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이 건조해 2010년 세계우수선박으로 선정된 LNG선 'Abdelkader호' |
LNG선을 인도 받는 다른 여러 그리스 선주들은 건조 초기에 미리 이름을 짓는다.
여섯 척의 16만㎥급 선박을 대우조선해양에서 건조하고 있는 마란 가스는 오는 10월부터 2015년 8월까지 기간 동안 선박을 인도 받는 데 이름은 △‘마란 가스 델파이’(Maran Gas Delphi) △‘마란 가스 에페소스’(Maran Gas Efessos) △‘마란 가스 앱테라’(Maran Gas Aptera) △‘마린 가스 린도스’(Maran Gas Lindos) △‘마란가스 미스트라스’(Maran Gas Mistras) △‘마란 가스 트로이’(Maran Gas Troy) 등이다. 이들 선박은 모두 고대 그리스 도시 이름을 따서 지었다. 마란 가스는 또한 8척의 LNG운반선을 현대삼호중공업에 발주했는데 이들 이름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차코스 에너지 내비게이션은 17만㎥ LNG운반선 1척을 2015년 1월 인도 받을 예정인데 이름은 ‘마리아 에너지’(Maria Energy)로 지었다. 카디프 마린은 4척의 16만㎥급 선박을 대우조선해양에 발주해 2014년부터 인도 받는다. 첫 두 척은 최근 이름이 지어졌는데, ‘코르코바다 LNG’(Corcodova LNG)와 ‘키타 LNG’(Kita LNG)다.
모나코 가스로그 계열사인 세레스 시핑은 자사 LNG선박 선대를 강화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2010년 삼성중공업으로부터 ‘가스로그 사바나’(GasLog Savana)와 ‘가스로그 싱가포르’(GasLog Singapore)를 인도 받았다. 이 회사는 삼성중공업으로부터 인도받을 선박 이름 명명의 원칙은 첫 글자가 알파벳 ‘S’로 시작되는 도시 이름을 짓는 데, 이 추세는 올해도 유지돼 ‘가스로그 상하이’(GasLog Shanghai), ‘가스로그 산티아고’(GasLog Santiago)에 이어 최근에는 ‘가스로그 스카겐’(GasLog Skagen)으로 명명했다. 그리스 선주사는 삼성중공업의 7척을 더 발주했는데, 아직 이름을 짓지 않았다고 한다. 향후 이들 선박 이름에 어떤 도시명을 적용할지 관심있게 지켜볼 만하다.
한편, 다른 국가의 선박 명명은 후동-중화 조선소에서 2015년 건조될 예정인 3척을 제외하면 아직 드러나지 않고 있다. 이들 3척은 17만2000㎥급 시리즈 선박으로 미쓰이 OSK에 인도돼 엑슨모빌에 용선하는 방식으로 건조된다. 세척의 이름은 ‘파푸아’(Papua), ‘베이두 스타’(Beidu Star), ‘서던 크로스’(Southern Cross)로 명명됐다. 첫 번째 두 척은 파푸아 뉴 기니 LNG 해상유전과 중국간 항로를 오가며 LNG를 실어나르게 되며, 세 번째 선박은 호주 부서 지역 해상에 위치한 고르곤 가스전에서 나오는 LNG를 중국으로 운반하게 된다.
<자료: 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STX조선해양·한진중공업·성동조선해양>
*주: 본 내용은 LNG World Shipping이 보도한 ‘The LNG Carrier name game’ 기사를 토대로 내용을 추가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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