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6조원 시장' 삼성도 소니 들러리…방송장비 대책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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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9-12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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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TV는 최고 장비기술은 '글쎄', 틈새시장 노려야

최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 2013'에서 소니 부스를 방문한 방송 관계자들이 UHD 방송 카메라의 성능을 살펴보고 있다.

아주경제 이재호 기자= UHD TV 시대가 본격 개막하면서 관련 콘텐츠 제작을 위한 UHD 방송장비 시장도 급격히 성장할 전망이다.

이미 소니 등 일본 업체들은 기술력과 정부의 지원을 앞세워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도 기업과 방송사, 정부 등이 광범위하게 참여하는 범정부 차원의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UHD TV 대중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현재 700억 달러(76조 원) 규모인 글로벌 방송장비 시장이 수년 내에 대부분 UHD 장비로 대체될 것으로 보인다.

새롭게 형성되고 있는 황금 시장에서 가장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곳은 일본 업체들이다.

일본 업체들은 UHD의 일본식 표현인 4K 시장 활성화를 위해 TV는 물론 방송 카메라와 모니터, 녹화·재생기, 압축 인코더(디지털 신호 변환기) 등의 부문에서 신제품을 쏟아내고 있다.

최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국제가전박람회(IFA) 2013’에서 소니와 파나소닉 부스는 UHD 방송장비 성능을 확인하기 위해 세계 각지에서 몰려온 방송 관계자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기도 했다.

일본 정부도 UHD 방송 도입을 위한 제도적 지원과 인프라 확충에 힘을 보태고 있으며, NHK 등 일본 방송사는 UHD 방송 시작을 위한 준비를 마친 상태다.

파나소닉은 최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 2013' 기간 중 모니터와 인코더 등 다양한 UHD 방송장비를 전시해 전 세계 방송 관계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반면 한국의 경우 UHD TV와 모니터 등의 부문에서는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확보했지만 정작 UHD용 콘텐츠를 제작하기 위해서는 일본 제품에 의존해야 할 판이다. UHD 방송장비 제조를 위한 핵심기술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국내 전자업체들이 생산하는 UHD TV는 세계 최대 크기와 최고 화질을 자랑한다. 특히 삼성전자는 이번 IFA 기간 중 커브드(곡면형) UHD TV까지 선보이며 앞선 기술력을 과시했다. 그러나 카메라 등 방송장비 시장에 진출하는 것은 주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예전에도 삼성전자 등이 방송 카메라 시장 진입을 시도했지만 여의치 않아 포기한 바 있다”며 “국내 업체가 방송장비를 만들어도 방송사 등 수요층은 여전히 일본 제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말했다.

대기업들이 시장 진입에 난색을 표하다 보니 중소 방송장비 제조업체가 소니 등 공룡 기업에 맞서 싸우고 있지만 자금력과 기술력에서 현격한 격차를 보이고 있다. 국내 방송장비 업체의 평균 매출액은 41억원, 평균 직원 수는 21명에 불과하다.

정부도 지원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지만 뾰족한 수가 없기는 마찬가지다.

미래창조과학부 전파방송관리과 관계자는 “다음달부터 UHD 방송 관련 과제 기획위원회가 열리면 방송 관계자들과 협의해 본격적인 지원책 마련에 나설 것”이라며 “하드웨어 측면에서는 국내 업체들의 경쟁력이 많이 떨어지기 때문에 소프트웨어 측면에서 힘을 키울 수 있는 방안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광학기술 등 방송장비 제조에 필수적인 핵심기술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는 한편 인코더 등 아직 경쟁을 펼칠 만한 여지가 남은 부문에 대해 집중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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