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유희석 기자= 증권주가 살아나고 있다. 주가가 오르고 거래대금도 늘면서 실적 개선 기대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증권주 투자도 늘었다. 이에 증권주가 바닥을 찍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증권업종지수는 지난달 28일 1517.15를 기록해 지난 2006년 6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 2008년 세계 금융위기 당시보다 더 낮은 수치다.
증권주 하락의 직접적 원인은 실적 악화였다. 2013회계연도 1분기(4~6월) 국내 62개 증권사의 당기순이익은 1192억원으로 전기 대비 73.3% 줄었다. 전체 증권사의 30%는 적자였다. 증권사들이 판매비와 관리비를 전기 대비 1116억원이나 줄이며 실적 개선에 힘을 쏟았지만 역부족이었다.
증권사 주가도 시장에서 크게 저평가 받았다. 증권사의 올해 평균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81배로 2005년 이후 평균치인 1.37배에 비해 40% 정도 낮은 상태다. PBR은 수치가 낮으면 낮을수록 해당 기업의 자산가치가 증시에서 저평가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정태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증권업종지수가 지난 2008년 세계 금융위기 당시보다 더 떨어졌다"며 "이는 증권업종의 미래가 불투명하고 바닥으로 추락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끝없이 추락할 것 같았던 증권주가 회복 기미를 보인 것은 지난달 말부터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몰리며 주가지수가 크게 뛰어오르자 증권주 주가도 덩달아 상승 추세를 나타냈다.
코스피지수는 이달 들어 4.3% 오르며 2000선에 머무르고 있으며 증권사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치는 거래대금도 증가 추세다.
실제로 지난 7월 3조6427억원(매수 기준)이던 유가증권시장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8월 3조8260억원으로 늘며 5개월 만에 반등했다. 이달에는 지난 17일까지 4조5172억원으로 증가했다.
특히 지난 12일에는 6조6945억원을 기록, 지난해 5월 2일 6조6882억원을 넘어섰다. 1일 평균 거래대금이 6조원을 넘어선 것도 지난해 5월 이후 처음이다.
외국인 투자자들도 증권주에 주목하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달 23일부터 이달 현재까지 삼성증권 주식 623억원어치를 사들였다. 같은 기간 미래에셋증권과 대우증권에 대한 외국인 순매수도 각각 137억원, 96억원에 달한다.
한 연구원은 "증권사 실적이 사상 최악이지만 시장 상황이 좋아지면서 증권사들의 먹거리 창출 기회도 많아질 것"이라며 "세계 경제의 회복과 금리 안정 등으로 자본시장이 뜨거워지면 증권사들의 실적도 완만하게 좋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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