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제일모직은 전날보다 3000원(3.26%) 오른 9만 5000원에 장을 마쳤다. 장중 제일모직 주가는 전날보다 7.50% 올라 9만 8900원을 나타내며 연중 최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날 주가 상승을 견인한 것은 총 1336억원을 순매수한 개인투자자였다. 반면 기관투자가와 외국인투자자는 각각 1조2489억원, 3299억원 순매도했다.
기관투자가 가운데 국민연금은 이미 제일모직이 패션사업을 삼성에버랜드에 양도하겠다는 발표를 하기 전인 지난 12일 제일모직 지분을 10% 넘게 보유하고 있다고 공시했다.
미국의 집합투자업체 블랙록 펀드 어드바이저스 역시 지난 3일 제일모직 지분을 추가 매수해 보유지분을 5.06%까지 늘렸다.
제일모직의 주가 강세는 그동안 부신한 실적을 나타냈던 패션사업 부문이 정리되며 향후 기업 실적에 대한 불안감이 해소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제일모직은 그동안 사업부문이 케미칼, 전자재료, 패션사업 등 3개 부문으로 나눠졌고, 이번 결정으로 사업부문은 케미칼과 전자재료 2개 부문만 남는다.
케미칼과 전자재료의 경우 최근 견조한 실적을 나타낸 반면 패션사업은 2분기 적자를 본 데이어 3분기에도 적자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김양재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패션사업은 설비투자에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사업”이라며 “그동안 패션사업 부문에 대한 시장의 불안감이 컸고, 이번 매각으로 IT 사업부문에 집중할 수 있어 기업엔 호재”라고 주장했다.
특히 긍정적으로 반응을 보일 것으로 기대되는 부분은 제일모직에 대한 투자자들의 투자 심리다.
박현 동양증권 연구원은 “사업의 선택과 집중 차원에서 경쟁력 있는 사업 중심으로 구조가 재편돼 주가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매각대금을 소재와 케미칼 사업 쪽에 쏟아도 실적 면에서 2~3년 내에 가시적이 성과를 내긴 힘들 것”이라며 “하지만 중장기적으론 긍정적 효과를 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연구원은 “패션사업부분 매각가 1조500억원은 현재 제일모직의 주가수익비율 대비 잘 받은 가격”이라며 “좋은 가격에 잘 팔았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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