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LG전자, 이제 장사꾼 기질이 필요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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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9-24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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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재호 기자= 이달 초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국제가전박람회(IFA)에서 삼성전자가 곡면형 UHD TV를 세계 최초로 발표했다는 소식을 접한 LG전자의 한 고위 임원은 “임팩트가 없다”며 평가 절하했다.

이튿날 LG전자는 UHD급 화질을 갖춘 77인치 곡면형 올레드 TV를 깜짝 공개하며 세간을 놀라게 했다. 비밀병기를 숨겨두고 있었으니 삼성전자의 곡면형 UHD TV를 보고도 대수롭지 않다는 듯 말할 수 있었던 것이다.

확실히 LG전자의 77인치 곡면형 UHD 올레드 TV는 현존하는 TV 기술의 집약체라고 할 만하다. 화질도 삼성전자의 곡면형 UHD TV보다 한 수 위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LG전자 임원은 기술적인 측면만 주의깊게 봤을 뿐 시장성이나 향후 판매실적 등에 대해서는 세심하게 살피지 못한 것 같다.

현재 차세대 TV로 분류되는 다양한 제품군 가운데 UHD TV 시장이 가장 먼저 개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가 올해 IFA에서 곡면형 UHD TV를 발표한 것은 기존 초대형부터 보급형으로 이어지는 라인업에 곡면형까지 포함시켜 글로벌 UHD TV 시장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하겠다는 전략에 따른 것이다. 당장 시장에서 먹힐 수 있는 제품을 내놓은 것이다.

반면 LG전자가 내세운 신무기는 당분간 시장에서 찾아보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미 출시한 55인치 곡면형 OLED TV도 지나치게 고가인 탓에 수요가 거의 없는 상황에서 77인치 곡면형 UHD 올레드 TV는 값을 더 높여 판매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단 한 대라도 더 팔아보겠다는 치열함. 이것이 결국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실적 차이를 야기하는 요인일 지도 모른다.

LG전자가 구본무 회장의 시장 선도 의지를 반영해 TV 등 가전 부문에서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확보하게 된 것은 사실이다. LG전자가 끊임없이 연구개발에 매진하고 있는 덕에 삼성전자도 안주하지 않고 혁신을 이어갈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그러나 LG전자는 유능한 엔지니어의 품격은 느껴지지만 장사꾼 기질은 삼성전자보다 못하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기업은 어차피 실적으로 얘기하는 것 아닌가. LG전자가 치열한 장사꾼으로 변신해 글로벌 무대에서 맹활약하는 날이 오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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