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 '나홀로' 하락베팅 괜찮을까? 리버스펀드 5000억 몰려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입력 2013-09-24 17:02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아주경제 박정수 기자= 국내 증시에서 개인 투자자만 지수 하락에 베팅하면서 주가가 떨어질수록 역으로 수익이 불어나는 리버스펀드에 5000억원 이상 뭉칫돈을 넣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증시의 2000선 전후를 환매 포인트로 여기며 향후 증시 변동성이 높아질 것이란 개인 투자자들의 투자심리가 반영돼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시장의 방향성이 내림세로 꺾이기에는 아직 이르다며 증시 하락베팅은 무리가 있다고 지적한다.

24일 한국거래소와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펀드 환매 랠리가 시작된 지난달 28일부터 전일까지 개인투자자들은 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를 3210억원어치 사들이고 레버리지 ETF를 1조2260억원 이상 내다 팔았다. 이 기간 국내 주식형펀드에서 2조6000억원 달하는 뭉칫돈이 빠져나갔다.

이에 따라 최근 1개월 새 리버스마켓펀드(인버스 및 베어마켓펀드)로 4000억원 가량의 자금이 들어오면서 설정액은 5400억원 이상 늘었다.

반면 외국인과 기관투자자들은 이 기간 인버스 ETF를 각각 33억원, 3280억원어치 순매도하고 레버리지 ETF는 각각 400억원, 1조2480억원 이상 사들였다.

수익률을 보면 인버스 ETF들은 같은 기간 6%대 손실을 기록했으나 레버리지 ETF들은 지수 상승에 힘입어 14%대 이익을 거뒀다. 개인투자자들은 손실에도 불구하고 향후 하락 가능성에 베팅한 것이다.

이재훈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개인투자자들의 이 같은 매매는 코스피 2000선 전후로 펀드 환매가 증가하면서 지수가 약세로 돌아설 것을 우려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최근 2년간 코스피가 장기 박스권(1800~2050포인트)에 머물면서 박스권 상단인 2000~2050포인트 구간에서 환매된 금액만 5조원을 넘어선다.

이 연구원은 "그러나 외국인과 연기금의 매수세가 유지되고 있는 상황에서 시장이 급격한 조정을 겪을 가능성은 적다"며 “최근 1개월 새 외국인이 8조원 이상 사들였으나 상반기 비중을 많이 줄였음을 고려하면 매수세는 유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외국인은 올해 들어 7월 초까지 10조원 이상 순매도했다가 이후 동일 규모로 되사들이면서 국내 주식 보유비중을 약 34%로 유지하고 있다.

장춘하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자금의 성격이 한국의 차별화된 펀더멘털을 기초로 하고 있는 만큼 매수 흐름이 유지될 것"이라며 "시장이 하향세로 돌아서기에는 상승 모멘텀이 강해 인버스 투자전략은 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장 연구원은 "인버스 ETF 투자는 구간별로 단기 투자는 가능하더라도 장기투자로 가져가기에는 부담이 있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