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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그룹 너마저"…은행권, 부실기업 속출에 '전전긍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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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9-24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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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부원 기자= 최근 대형·중견 기업들의 경영 악화가 심각한 상황으로 치닫자 은행들의 고충도 커져가고 있다. 이른바 '웅진 사태' 'STX 사태'에 이어 이번엔 '동양 사태'가 금융시장을 뒤흔들고 있는 것이다.

기업 부실은 은행의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어, 은행들의 시름은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동양그룹의 총 여신규모는 3조2000억원으로, 이중 산업은행이 ㈜동양과 동양시멘트에 4000억~5000억원 정도의 여신을 갖고 있다.

기업어음(CP) 만기상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동양레저와 동양인터내셔널에는 여신이 없다. 농협은행은 동양그룹에 약 500억원의 여신이 있다. 공교롭게도 산업은행과 농협은행은 'STX 사태' 때도 곤혹을 치른 은행들이다.

올해 6월 말 기준 10개 은행지주회사의 연결기준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 3조8210억원보다 62.3% 감소한 2조3134억원이다. 은행들의 기업 대출 관련 대손충당금이 지난해 상반기보다 1조2000억원 늘었기 때문이다.

STX그룹 관련 대손충당금 부담을 떠안고 있는 산은금융지주와 농협금융지주의 경우 올 상반기 실적이 적자 전환했다. 산은금융은 지난해 5513억원 흑자를 냈지만, 올해 4336억원 순손실을 기록했다.

농협금융은 지난해 1412억원 흑자에서 올해 884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그리고 이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동양 사태'까지 걱정해야 하는 처지가 된 것이다.

웅진, STX에 이어 동양에 이르기까지 소위 '이름값 하던' 기업들마저 부실로 허덕이자, 은행들은 올해 부실채권 목표비율을 상향 조정했다. 국내 은행들의 올해 말 부실채권 목표비율은 1.49%로, 전년보다 0.13%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특히 올해 일반기업의 CP발행 잔액이 무려 10조원에 달한다는 점에서 제2·제3의 '동양 사태'를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금융사를 제외한 일반기업의 CP 발행잔액(은행연합회 집계 기준)은 8월말 현재 36조5000억원으로 올해 들어 9조7000억원이 늘었다.

이는 기업들이 CP 발행을 통해 새로 조달한 자금 규모(순발행액)를 의미하는 것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순발행액(7조원)보다 38.6% 늘었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 같은 기간(7조2000억원)보다도 더 큰 규모다.

CP는 일반 어음과는 달리 기업이 단기 자금 조달을 위해 자체 신용을 기반으로 발행하는 융통어음이다. 그러나 2009년에 만기 1년 제한이 폐지된 이후부터 직접자금 조달 수단으로서 회사채 시장을 대체하는 추세도 보이고 있다. 올해 CP 순발행액이 늘어난 것도 지난 5월 규제 강화를 앞둔 사전 발행 수요와 회사채 시장 위축이 맞물린 결과란 해석도 나온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부실 기업이 속출하면서 수익성 악화에 대한 은행의 고민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며 "대기업들마저 경영 악화로 휘청이는 상황에서 중견·중소기업들을 지원하는 것도 은행 입장에선 큰 부담"이라고 밝혔다.

한편 '동양 사태' 여파가 동양생명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 동양생명 측은 "동양생명의 대주주는 보고펀드(57.6%)이며, 실제 동양그룹이 갖고 있는 지분은 동양증권이 보유한 3%에 불과해 별다른 영향은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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