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저녁 최 회장 사건의 핵심 인물로 지목돼 온 김 전 고문이 극적으로 국내 송환되면서 27일 오후 2시로 예정된 항소심 선고에 변수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최 회장 변호인측은 이날 오전 재판부에 변론재개 신청서를 내고 김 전 고문을 통해 추가 심리할 것을 요청했다.
김 전 고문은 증권사에 근무하면서 높은 수익률로 ‘도사님’ 별명을 얻었다. 특정일의 주가를 맞춘다는 소문이 나도는 등 역술인이라는 의혹도 있다. SK에 근무할 당시에는 회사의 정책 결정에도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해 회사 내부에서 '묻지마 회장님'으로 불리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태원 회장은 이러한 김 전 고문의 투자 실력을 믿고 거액의 투자금을 맡겨왔고 결과적으로 자신도 사기를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 회장은 실제 SK C&C 지분을 제외한 전 재산을 김 전 고문에게 맡겼지만 돌려받지 못했다. 김 전 고문의 측근들은 그가 최 회장에게 받아낸 돈으로 속칭 ‘보험깡’ 비용을 댔다고 전한다. 최 회장은 김 전 고문을 사기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상태이다.
재판부는 김 전 고문의 녹취록에 대해 배경을 확인할 수 없는 부분 때문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 태도를 보였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김 전 고문이 범죄를 모의한 것 같다고 지목하기도 했다.
김 전 고문의 녹취록에는 최 회장 형제의 무죄를 언급하는 발언이 담겨 있었지만 김 전 고문이 증인으로 채택돼 법정에서 그러한 증언을 할지는 미지수다. 김 전 고문은 대만에서 위장으로 현지인을 통해 고소를 당하는 등 국내 송환을 피하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입국 시 공항에서도 김 전 고문은 취재진의 질문에 묵묵부답이었다. 하지만 재계는 사건의 핵심 인물인 김 전 고문 없이 치르는 재판은 반쪽짜리라고 지적한다.
최 회장 변호인측은 사건의 핵심 증인인 김 전 고문의 신병이 확보된 만큼 추가 심리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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