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없는 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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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9-30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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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윤재흥 기자= 자식들도 돌보지 않는 홀로 사는 배고픈 노인들을 돌보는 것이 소명이라 말하는 이가 있다.
그는 바로 마동에서 철학관을 운영하고 있는 정연옥(59)씨. 정씨는 6년간 한번도 거르지 않고 매달 독거노인에게 백미 50kg을 기탁해 왔다.

전남 화순이 고향인 그는 그곳에서 자식이 있어도 끼니를 굶는 노인들을 처음 접하고 외로움과 배고픔의 이중고를 겪고 있는 그들의 마음에 온기를 전해주고 싶었다. 정씨의 나눔은 그가 거주지를 옮기면서도 계속됐다. 화순에서 군산으로 이사 간 그는 그곳에서도 배고픈 노인들을 지나치지 못했다.

그리고 6년 전 익산에 정착하면서 이곳에서의 쌀 나눔이 시작됐다. 처음에는 알음알음 동네의 형편 어려운 노인에게 쌀을 전했지만 자세한 형편을 아는데 한계가 있어 통장에게 도움을 요청해 남몰래 쌀을 기탁하고 있다.

정씨가 통장에게 도움을 청한 것에는 남다른 이유가 있다. 직접 얼굴을 보며 전하는 것보다 통장을 통해 쌀을 전달하는 것이 노인들의 자존심을 지켜줄 것이란 생각에서다.

지난 27일 전화통화에서 정씨는 자신의 선행이 알려지는 것을 부담스러워하고 부끄러워했다. 정씨는 “형편이 좋으면 더 많은 이들에게 기부하고 싶지만 그러질 못한다. 별것도 아니고 그냥 하는 것인데 이렇게 알려지는 게 민망하다”는 말을 반복했다.

자신의 선행을 알아주는 것이 오히려 부담스러운 정씨는 습관처럼 매달 백미를 나누며 노인들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있다. 정씨의 이런 마음은 지역사회를 따뜻하게 비춰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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