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SBS] |
화신은 국내 최초로 생방송, 즉 라이브로 토크쇼를 진행했다는 점에서 높게 평가할 수 있다. 어떤 말들이 튀어나올지 모르는 생방송이라는 특성상 정제되지 않은 연예인들의 리액션과 긴장감은 시청자들에게 그대로 전달됐다.
화신의 마지막 게스트는 박명수, 천정명, 김윤성이었다. MC 김구라는 친분을 이용해 자극받을만한 질문으로 박명수의 진땀을 흘리게 만들었다. MBC '세상을 바꾸는 퀴즈'(이하 세바퀴) MC 때 이휘재와 힘들지 않았느냐는 폭로 아닌 폭로에 박명수는 "내가 왜 2년만에 SBS에 출연해서 MBC 얘기를 해야 하느냐"며 나중에는 특유의 호통으로 마무리를 했다.
천정명의 과거는 봉태규한테서 들을 수 있었다. 과거 천정명과 같은 소속사였던 봉태규는 "예전에 진짜 휴대폰이 없을 당시 형(천정명)에게 '좋아한다'며 '휴대폰이 없으니 번호를 적어달라'고 했었는데 아마 무례하다고 생각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천정명은 "기억이 나질 않는다"며 손사래를 쳤다.
신동엽은 "평소 클럽을 좋아해 박진영과 자주 간다"는 천정명에게 즉석에서 댄스를 시켜 당황하게 만들었다. 천정명은 박명수에게 작은 목소리로 "왜 갑자기 지금 춤을 추는 것이냐"고 묻기도 했다.
천정명과 한솥밥을 먹고 있는 김윤성은 "천정명이 여우들을 많이 만나고 한번 빠지면 푹 빠지는 스타일이라 평소 걱정을 많이 한다"고 말했고, 이에 대해 해명하던 천정명은 "그 배…"라며 말끝을 흐려, '배우'라고 말하려고 했던 것처럼 들려 호기심을 자극하기도 했다. 박명수가 "왜 갑자기 하던 말을 멈추시느냐"고 묻자 천정명은 "그 배우자라는 말을 하려고 했다"고 수습하기도 했다.
이처럼 화신은 생방송의 묘미를 보여주기도 했지만 간혹 보이는 MC와 게스트간의 산만한 모습과 부족한 준비성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예컨대 김희선이 김윤성에게 "최근 하정우와 작품을 하지 않았느냐"고 말하자 그는 "한 작품도 같이 한 게 없다"고 말했다. 김희선은 자신의 말실수에 매우 무안해하는 모습을 보였다.
해외에는 생방송 토크쇼가 성공한 사례가 있다. 미국의 '오프라 윈프리쇼'는 지난 1986년 9월8일 첫 방송 이후 25년 동안 톰 크루즈, 마이클 잭슨, 휘트니 휴스턴 등 수많은 스타들과 함께 각종 이슈를 만들었다.
CNN의 '래리 킹 라이브' 역시 1985년부터 지난 2010년까지 장수한 토크쇼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 휴 헤프너, 마이크 타이슨 등 5만여 명이 넘는 사람들이 래리 킹을 만났다.
두 프로그램은 화신과 달리 집단 토크쇼가 아닌 1대1이라는 포지셔닝을 취하고 있다. 선택과 집중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장수의 비결로 꼽을 수 있다.
화신 마지막 방송 말미 박명수는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느냐"며 "국민들에게 지금 행복하신지 여쭤보고 싶다"고 급하게 말한 부분은 화신의 한계점을 드러냈다고 볼 수 있다.
국내 최초 생방송 토크쇼라는 새 지평을 연 화신에 이은 또 다른 획기적인 토크쇼가 나오길 기대해본다.
한편, 오는 8일부터 종영된 화신 후속으로 연예인이 소방관으로 변신하는 과정을 단순히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희생의 숭고함, 생명의 고귀함, 자연 앞에서의 겸손함으로써 불안한 현대의 인간을 정화하는 프로그램인 '심장이 뛴다'가 전파를 탄다. 박기웅, 조동혁, 이원종, 전혜빈, 최우식, 장동혁 등이 출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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