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화학상을 공동 수상한 마틴 카플러스 하버드대 교수(왼쪽부터), 마이클 레빗 스탠포드대 교수, 에리 와셀 UCLA 교수 |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9일 마틴 카플러스 하버드대 교수, 마이클 레빗 스탠포드대 교수, 에리히 바셀 UCLA 교수를 노벨화학상 공동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1970년대 마틴 카플러스, 마이클 레빗, 에리히 바셀은 화학공정을 이해하고 예측할 수 있는 강력한 프로그램을 개발한 공로로 상을 받았다.
이들은 순수하게 양자역학 이론으로 구조를 규명할 수 있는 크기인 원자 20~30개가 넘어가면 도달하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40~50개가 넘어가면 고전역학을 활용하도록 하는 분자동역학 분야를 개척해 거대분자의 단백질 등의 모델링을 가능하게 했다.
분자 화학적 특징과 분자 사이 반응의 특성은 원칙적으로 양자화학 이론으로 설명하면 가능하지만 크기가 커지면서 계산이 복잡해지고 시간이 많이 걸려 일부 고전역학과 양자역학을 섞어 모델링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한 것이다.
이번에 이들이 노벨상을 수상하면서 단백질처럼 큰 분자들 성질 알아내는 데 이론적인 방법을 적용한 참(charmm) 프로그램을 만들어 실용적인 길을 열었다는 공로를 인정받았다.
참 프로그램은 1976년부터 개발을 시작해 진화를 거치면서 1980년대 후반부터 이용이 늘었다.
신약개발 등 분야에서 화학자들은 대부분 참 프로그램을 활용하고 있다.
약물이 인체 타겟 단백질에 결합하는 방법을 시뮬레이션하는 등 타겟 단백질이 약물과 반응하는 것 등을 계산할 수 있다.
이론화학은 20세기 양자역학 이론을 분자에 적용해 분자의 화학적 특징을 설명한다.
화학자들은 분자모델을 플라스틱공과 막대로 만들어왔지만 오늘날은 컴퓨터로 모델링이 행해지고 있다.
현실 생활을 그대로 반영하는 컴퓨터 모델은 화학의 발전을 가져온 중요한 역할을 했다.
화학반응은 번개같은 속도로 이뤄진다. 미리초 단위로 전자는 하나의 원자핵에서 다른 곳으로 점프한다.
고전 화학에서는 이를 따라 잡는데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화학반응의 작은 단계들을 모두 가상적으로 구현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이번에 수상한 방법을 통해 과학자들은 컴퓨터가 매연의 촉매를 통한 정화나 잎의 광합반응 등 화학반응을 규명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이들의 연구는 뉴턴의 고전 물리학이 근본적으로 다른 양자역학과 함께 연관될 수 있는 획기적인 길을 열었다.
앞서 화학자들은 이 중 하나의 이론을 선택해야 했었다.
고전 물리학의 강점은 계산이 단순하고 거대한 분자들을 구현할 수 있지만 화학 반응을 묘사하는 데는 도움이 되지 못했다.
화학자들은 이 때문에 양자물리학을 활용할 수밖에 없었지만 이러한 계산은 방대한 컴퓨터 계산이 필요하고 작은 분자에만 적용될 수밖에 없었다.
이들은 두 세계를 결합해 고전과 양자 역학을 모두 쓰는 방법을 만들어냈다.
카플러스 하버드대 교수는 오스트리아 빈에서 1930년 태어나 칼텍에서 1953년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는 현대 이론화학의 원조 중의 한사람으로 꼽히고 있다.
레빗 교수는 남아공에서 1947년 태어나 영국 캠브리지대에서 1971년 박사학위를 수여했다.
바셀 교수는 이스라엘에서 1940년 태어나 1969년 이스라엘 와이즈만사이언스인스티튜트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교수는 “이론의 독창성 보다는 실용성을 인정해 준 선정이라는 면에서 굉장히 독특하게 평가될 듯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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