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가 주최하고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주관하는 나눔의료사업은 해외 저소득층 환자의 무료수술을 통해 세계에 한국의료기술을 널리 알리고자 하는 취지로 시작됐다.
병원에 따르면 하반기에 방문한 아이들은 모두 세 명으로 소아형 후두유두종을 앓았다.
러시아에서 온 리리야 티모스헨코(3·여)는 태어난 지 6개월 만에 후두유두종을 진단받고 러시아에서 3개월에 한번씩 종양제거술을 받았다. 하지만 재발이 잦고 후두가 상처로 좁아져 한국에 오기 전까지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으며, 호흡곤란 때문에 잠을 못자고 식사하기도 힘든 상태였다.
포리나 게르게르트(4·여) 역시 1살 때 후두유두종을 진단받고 2~3개월에 한번씩 수술을 받았으나 목소리는 나오지 않는 상태였으며, 재발이 잦아 호흡곤란 증상이 자주 찾아왔다.
몰도바 국적의 이리나 켈레스(5·여)는 2살 때 후두유두종을 진단받았다. 몰도바는 의료 시설이 낙후해 가족들이 러시아로 이주해 치료에 매진했으나 1년에 다섯 번의 수술을 받아도 호전되지 않았다. 오히려 수술 후유증으로 인한 성대 유착이 심해져 숨쉬기 힘든 상태였다.
세 명의 환아 모두 지난달 25~27일 예송이비인후과에서 수술을 받았으며, 수술 일주일 후 경과를 확인하고 지난 7일 출국했다. 약 6개월~1년 후 예후를 지켜보고 재진이 필요할 경우 다시 한국을 찾게 된다.
후두유두종은 수십 개에 이르는 종양(사마귀)이 성대 부위를 덮는 질환으로 소아형의 경우 재발률이 80%에 이른다. 후두유두종의 원인은 인유두종바이러스(HPV)에 의해 발생한다.
성인형과 소아형으로 나뉘는데 소아형의 경우, HPV 6형과 11형 보균 산모가 아이를 낳을 때 산도(産道)에서 태아가 제대로 빠져 나오지 못하고 멈추게 되면 아이에게 수직 감염될 수 있다. 이러한 바이러스가 아이의 후두 점막에 잠복해 있다가 5세 이전에 발생하며, 재발률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김형태 예송이비인후과 원장은 "소아형 후두유두종은 단순한 목소리 변화 때문에 불편한 것이 아닌 호흡곤란과 질식사의 위험이 있는 심각한 질환" 이며 "러시아와 중국, 카자흐스탄·몰도바 등 의료기술이 발달하지 못한 나라에서는 후두유두종이 난치병이자 불치병으로 분류돼 많은 아이들이 고통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어린 아이들이 의료 기술이 취약한 나라에서 열 번 이상의 수술을 받고도 재발해 숨쉬기 힘들어 하는 모습을 보면 안타깝다" 며 "한국에서 좋은 기회를 통해 수술을 받고 완치 되어 가는 모습을 보면 기쁘다. 앞으로도 계속 해외의 많은 아이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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