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구조조정은 셰일가스, 석탄화학 등과 더불어 중국내 자급력을 높이는 요인으로, 국내 석유화학 수출을 저해하는 리스크로 부각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수출 다각화 및 제품 고부가화 등 위기 대응 강도와 속도를 높일 것을 조언한다.
13일 업계 및 코트라 등에 따르면 최근 중국이 자국 석유화학산업의 공급과잉과 낙후설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구조조정을 가속화하고 있다. 중국 발전개혁위원회는 지난달 화학공업제품 매출 부진 등의 문제를 지적하고 생산과잉 및 낙후 시설 퇴출과 첨단 석유화학 제품에 대한 수출환급세 환급한도 상향 조정을 제안했다. 또 업계 구조조정을 위해 가공무역 지원을 중단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석유화학은 중국 정부가 올해 초 발표한 산업구조조정 대상에는 포함되지 않았었지만, 가공무역 제품의 높은 비중과 경기악화에 따른 수출 둔화로 중국 정부가 근본 대책에 나선 것이다.
시진핑 정부는 올 초 국정업무보고에서 과잉설비 문제를 중국 경제발전방식 전환을 위한 최우선 과제로 지적한 바 있다. 한편으론 최근 ‘석유방’ 사건으로 부각된 석유화학분야 국유기업 부패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중앙정부의 사전 작업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이번 구조조정은 중국 화학산업의 고도화를 가속화시켜 국내 기업과의 경쟁 심화요인이 될 수 있다. 코트라 베이징무역관 관계자는 “구조조정이 강도 높게 진행될 가능성이 커 경쟁력을 확보한 국영기업, 대기업 위주로 재편될 것”이라며 “중장기적으로 한국기업과의 기술격차 축소, 경쟁 격화로 이어질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현대경제연구원도 “산업 고도화에 따라 고부가가치인 중화학 제품의 수출경쟁력 제고로 국내 제품과의 경쟁이 심화될 것”이라며 “아직까지 대중국 수출규모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것은 한-중 간 분업구조가 유지되고 있는 것을 의미하나, 향후 중국의 국산화가 진행될 경우 대중 수출 비중이 높은 국내 산업에 위협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더욱이 중국은 셰일가스와 석탄 등 자국 내 값싼 부존 자원을 활용한 화학산업을 키우고 있어, 대중국 수출이 많은 한국 기업들의 리스크가 팽배한 상황이다. 최근 논의가 활발한 한·중 FTA도 이러한 관점에서 장기적으로 화학제품의 대중국 수출보다 수입이 커질 것에 대한 우려도 있다.
이에 대해 연구원은 중국 성장에 대비한 중장기 산업구조 고도화 전략과 로드맵을 구축할 것을 제안했다. 또 신소재, IT융합 등 중국이 추격하기 어려운 경쟁력 확보에 주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밖에도 업계는 신흥시장 발굴 및 현지 진출에 대한 지속적인 노력이 요구된다.
이와 관련 LG화학과 롯데케미칼 등은 저렴한 원료 확보가 가능한 해외 공장 설립을 추진하고 있으며, SK는 직접 미국에서 셰일가스를 들여오기로 하는 등 다양한 자구책을 강구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내 자급력 향상과 신증설에 따른 공급과잉 등으로 국내 기업들에 차별화 전략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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