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감에는 지난해보다 20% 이상 많은 196명의 기업인이 상임위의 증인으로 채택됐다. 정무위는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 등 62명, 국토위는 허창수 전경련 회장 등 52명을 증인으로 불렀다. 산업위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37명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전동수 삼성전자 사장은 불산 누출사고 등의 이유로 산업위와 환노위에 증인으로 출석 요청을 받았다.
국감은 매년 국회가 정부의 감시와 견제를 위해 국정 전반에 대해 실시하는 감사다. 국가기관, 특별시·광역시·도, 정부투자기관, 한국은행, 농수축협중앙회, 그리고 본회의가 특히 필요하다고 의결한 감사원의 감사 대상기관 등을 대상으로 한다.
하지만 최근 국감을 보면 타깃이 기업인에게 쏠리는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지난해 환노위·정무위 등 6개 주요 상임위가 증인으로 채택한 기업인 및 민간단체 대표는 145명으로, 2011년(61명)에 비해 두 배 이상 늘었다. 같은 기간 일반증인은 110명에서 202명으로 증가해 일반인 대비 기업인 및 민간단체 대표의 비율은 55.4%에서 71.7%로 높아졌다.
너무 많은 수의 기업인이 한꺼번에 증인으로 채택되다 보니 수박 겉핥기식 감사에 그칠 수밖에 없는 것도 문제다. 실제로 지난해 국감에서도 정무위가 채택한 32명의 증인 중 26명이 출석했고, 이 중 14명만이 질문을 받았다. 12명은 자리만 채우다 간 셈이다. 또 질문을 받는다고 해도 의원들의 추궁에 답변도 제대로 못한 채 호통만 듣고 나오는 게 대부분이다.
국민생활과 직결된 기업 관계자의 국감 호출은 불가피하다. 하지만 마구잡로 증인을 불러 충실한 감사를 하지 못한다면 이는 국감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것이다. 증인석에 기업인을 줄줄이 앉혀놓는 것으로 국회의 권위를 보여주려고 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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