셸사는 세계적 에너지 기업으로, 우리 기업들과도 협력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날 보저 회장과의 만남은 안정적 에너지 공급 등 에너지 부분에서의 세일즈 외교 행보라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박 대통령은 접견에서 “한국은 에너지 안보에 각별하게 신경을 쓰고 있다”며 “클린에너지로 각광받고 있는 액화천연가스(LNG)에도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한국은 LNG가 1차에너지의 18%를 차지하지만 전량 수입하고 있다.
보저 회장은 “호주, 캐나다 등지에서 한국가스공사와의 LNG 구매 협력, 삼성중공업 등 한국의 우수한 조선기술을 활용한 ‘해양부유식 액화플랜트’(Floating LNG Plant) 건설 협력 등 세 분야에서 협력이 가능하다”며 “특히 한국시장에서 셸사의 LNG 공급수준을 현재 3%에서 향후 10%수준으로 늘려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셸사는 향후 700만t 이상의 추가 LNG 생산을 계획중인데 ‘해양부유식 액화플랜트’ 분야에서 계속 협력할 용의가 있다”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은 취임 전인 지난 2011년 4월 네덜란드 헤이그 소재 셸 본사를 방문, 한국가스공사와 함께 세계 최초로 ‘해양부유식 액화플랜트’를 건설하는 ‘호주 프렐류드(Prelude) LNG’ 프로젝트에 대해 의견을 청취한 적이 있다면서 “셸사와 한국가스공사의 협력은 ‘Match-made in heaven’(하늘이 내려준 인연)”이라고 화답했다.
박 대통령은 해양부유식 액화플랜트 건설에 대해 “창의적 아이디어가 과학기술, 정보통신기술(ICT)과 결합해 새로운 산업과 일자리를 창출하는 창조경제의 대표적 사례가 될 수 있다”고도 했다.
한국의 외환외기 당시 미 재무부차관으로 우리 정부와 긴밀하게 협력했던 서머스 교수와의 접견에서는 세계경제전망과 G20(주요 20개국)이 나아갈 경제방향 등이 논의됐다.
서머스 교수는 “G20 회원국들에게 가장 큰 위험은 일자리의 부족이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긴축재정 내지는 재정건전성에 덜 집중하고 일자리 창출과 중산층의 소득 향상이라는 부분에 더 집중하면 G20 내에서도 공감대 형성하는 것이 보다 용이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재정건전성보다는 성장이라는 측면에 더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박 대통령은 “재정건전성 때문에 모두가 골치를 앓고 있는데 그것을 극복할 가장 좋은 방법은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내고 경제회복을 활성화해서 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갖고 거기서 세수가 많이 들어오는 것이며, 그것보다 더 좋은 방법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어 “재정건전성도 중요하지만 어쨌든 경제성장으로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는 것에 강점을 두고 말씀하신 것에 공감한다”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은 서머스 교수가 국가부채 문제로 인한 미국 정치권의 파행을 언급하자 “정치적 갈등 이런 것만 잘 (해결)할 제도가 된다면 지금보다 훨씬 발전할 수 있다는 말씀이 기억난다. 한국도 그런 면이 있다”며 “외국인투자촉진법을 통과시키려고 하는데 국회에서 막혔고, 그 외에도 규제완화 등 여러 가지가 막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치권이 모든 목적을 경제성장이나 활성화에 두고 힘을 모아 빨리 역할을 해주는 게 아주 중요하다”고 협조를 거듭 당부했다.
서머스 교수는 “97∼98년에는 한국이 이후 15년 동안 이룩한 놀라운 경제적 성과를 상상도 못했다”며 “여기 계신 분들과 이창용 교수에 대해서 같이 얘기했는데, 저희로서는 국제통화기금(IMF)의 국장직을 맡게 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이 교수는 현재 아시아개발은행(ADB)의 수석 이코노미스트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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