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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조영남, 예술의 전당에서 콘서트 개최 “책임감 느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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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10-16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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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남 [사진=이형석 기자]
아주경제 국지은 기자= 뿔테안경, 청바지, 야상 잠바…, 가수 조영남(68)하면 떠오르는 차림이다. 수수한 의상을 고수하는 그가 지난 11일 서울에서 가장 경치가 좋다는 자신의 집에 기자들을 초대했다. 한강이 한눈에 보이는 멋진 풍경보다 마루에 가득 놓여 있는 그림들이 눈에 들어온다.

화가, 칼럼리스트로 활동해 온 조영남이 본업인 가수로 다시 돌아왔다. 5년 만에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에서 열리는 콘서트를 준비하기 위해 열을 올리는 그는 칠순을 바라보는 나이지만 청춘 못지않게 쩌렁쩌렁한 울림을 자랑한다.

“예술의전당이라는 장소에서 콘서트를 할 수 있다는 것은 영광스러운 일이죠. 장소가 주는 임팩트도 대단합니다. 뭔가 더 우아하다고 해야 할까요. 대중가요를 하는 저로서는 더욱이 그렇고요. 책임감 같은 것도 느껴지는데 제 공연을 보기 위해 돈을 내는 사람들에게 그만큼의 값어치를 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있습니다.”

조영남 [사진=이형석 기자]
45주년을 기념하며 개최된 콘서트지만 타이틀에서는 숫자를 뺐다. 어느 분야에서든 45년 동안 무언가 꾸준히 유지한다는 건 자랑하고 싶은 일이 아니겠냐만 그는 “늙었다고 자랑하는 것 같다. 오히려 부끄럽다”고 고개를 저었다.

그러나 ‘45’라는 숫자에서 오는 무게감이 남다른 것은 사실이다. 차곡차곡 쌓인 수십 년의 내공이 감동으로 전해진다. 그에게 감동이란 무엇이고 어떤 의미일까.

“가장 힘든 부분이지 않나 싶어요. 사람은 아무 때다 웃거나 울지 않듯이 감정이 동요하기란 쉬운 일은 아닙니다. 사람을 울리려면 때리거나 무언가로 치면 되는데 음악은 손에 잡히지 않는 무형이잖아요. 어렵게 근사하게 이야기하자면 이런 것이고 마치 마술과 같은 거죠. 내 이름 하나에 거는 기대치에도 감동이라는 것은 존재합니다. 내가 살아온 인생을 본다면 후회스러운 일도 많지만 음악적으로는 어느 정도 신뢰가 쌓였기에 표가 팔리지 않을까요?(웃음)”

‘가곡의 밤’으로 콘서트를 진행하는 조영남은 푸치니 오페라 ‘별이 빛나건만’ ‘넬슨 도르마(Nessun Dorma)’ 등을 부른다. 그의 히트곡을 듣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조금 아쉬운 이야기이지만 “앙코르가 나오면 내 노래를 부르겠다”고 귀띔했다.

3시간 동안 진행되는 콘서트부터 화가, 라디오 DJ 등 각종 분야에서 여전히 맹활약 중인 그는 어쩌면 타고난 사나이일지 모른다. 그 역시 “재수가 좋다”고 웃어 보였다.

“아무리 재주가 있어도 몸이 건강하지 않으면 연명할 수가 없죠. 내가 이 나이 먹도록 팔을 움직여 그림을 그릴 수 있고 노래를 부를 수 있는 건 천운을 가진 덕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례로 내가 지속적으로 만나는 멤버 11명 중에서도 2명이 세상을 떠난 걸 보면서 ‘아직도 살아있는 게 행복한 거구나’를 느낄 수 있습니다.”

조영남 [사진=이형석 기자]
각종 프로그램에서 이미 과시한 유쾌한 감성으로 그는 모임에서의 일화를 전했다. 조영남은 “내가 세상을 떠날 순위를 정했는데 삶의 태도나 건강관리 등을 미루어보아 난 네 번째”라며 “첫 번째는 개그맨 전유성이다. 내가 이를 전하자 전유성이 ‘태어나서 1등을 해본 적이 없는데 그 순위에 따라 내가 먼저 가겠다’고 말하더라”고 웃음을 멈추지 않았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사고방식의 소유자로 유명한 그는 ‘재미추구형’ 인간이라는 신조어로 자신을 칭한다. 정확하게 무슨 뜻인지 신조어를 만든 당사자의 입으로 듣고 싶었다.

“인생은 시한부죠. 언제 죽을지, 언제 잘못될지 모르기 때문에 항상 재미있게 살고 싶다는 것이 내 삶의 모토입니다. 원시적인 생각일지 모르나 내가 움직이는 이유입니다.”

그에게 가장 재미있는 게 뭐냐고 묻자 “사람, 그다음 내가 하고 있는 음악, 그림”이라고 답하며 “사람을 만나든 예술적 영감을 얻든 하나의 큰 흐름에서 시작된다.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는 없지만 모든 것들이 내 선택에서 이뤄진다”고 말하며 웃는다.

화투 시리즈를 비롯해 재미로 그린다는 그림이 사람들에게 신선한 재미를 주었다. 콘서트도 새로운 재미를 선사할 수 있을까. 오는 20일 오후 2시와 8시 예술의전당에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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