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외국인 유학생 수의 증가에 힘입어 국내에 들어오는 유학·연수 수입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여기에는 은행을 통해 해외에서 국내에 거주 중인 유학생들에게 송금한 돈이나, 유학생들이 신용카드 등으로 국내에서 사용한 돈이 포함된다.
16일 한국은행과 교육부 등에 따르면 지난 8월 유학·연수 수입은 2430만 달러로, 통계작성 시점인 2006년 이후 최대였다.
통상 우리나라에서 해외로 나가는 유학생들이 들어오는 유학생보다 많아, 유학·연수비는 수입보다 지급이 더 크다. 8월에 지급된 유학·연수비는 5억3540만 달러로 수입의 20배가량 많다.
하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보면 해외로 나가는 돈보다 들어오는 돈이 더 늘고 있다.
8월 유학·연수비 지급분은 전년 동기 대비 6.6% 줄었다. 지급 증감률을 살펴보면 지난해 12월 11.6% 증가에서 올해 1월 9.2% 감소로 전환, 이후 8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보를 지속하고 있다. 경기침체 여파로 유학연수를 자제하거나 해외로 보내는 송금 규모를 줄인 결과로 풀이된다.
반면 8월 유학·연수 수입은 전년 동기와 견줘 무려 247.1%나 증가했다. 물론 전년에 마이너스를 기록한 데 따른 기저효과도 있다. 하지만 올해 1월(171.4%)부터 수입 증가율은 플러스로 전환해 4월부터 다섯 달째 세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 중이다.
한은 국제수지팀 관계자는 "유학·연수비를 포함한 여행수입이 통상 8월에 많이 들어오긴 한다"며 "학기철을 앞두고 유학생들이 학비나 생활비 등을 송금받은 규모가 늘어난 것으로도 보인다"고 분석했다.
외국인 유학생 수가 증가한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교육부 통계에 따르면 국내에 들어오는 외국인 유학생 수는 △2004년 1만6832명에서 △2005년 2만2526명 △2006년 3만2257명 △2007년 4만9270명 등 매년 꾸준히 늘어 2011년에는 8만9537명으로 최대치를 찍었다.
지난해에는 8만6878명으로 다소 줄었지만 유학생 8만명 시대는 2010년부터 3년째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이미 지난해 2020년까지 외국 유학생 20만명을 유치하는 등 우리나라 고등교육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상태다.
특히 전체 유학생 중 63.8%의 비중을 차지하는 중국인 유학생 수가 늘어난 것이 영향을 미쳤다. 중국인 유학생 수는 2011년 5만9317명으로 6만명에 육박했지만, 지난해 5만5427명으로 감소한 바 있다.
교육업계 한 관계자는 "학생 수가 점차 줄어들면서 대학들이 해외 유학생을 적극 유치해 정원을 채우는 등 새로운 활로를 개척하기 위한 영향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유학생 증가세는 지난해 소폭 둔화하면서 한풀 꺾였다. 게다가 여전히 해외로 수입의 20배가 넘는 돈이 빠져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유학·연수 수지 적자 해소를 위해 국내 교육서비스 개선 등 대응책 마련을 고민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한편 8월 중 국내 병원으로 성형 시술을 받으러 오는 관광객 등 의료 관광객들이 쓰고 간 돈을 포함한 건강 관련 여행수입은 17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53.2% 증가했다.
우리나라에서 해외로 나가는 지급은 820만 달러로, 같은 기간 13.7% 감소한 것과 대조된다. 유학·연수 및 건강 관련 여행 수입과 지급 등을 포함한 업무 외 여행 수지는 8월 중 9억649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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