쥬크는 SUV의 높은 지상고, 스포츠카의 날렵한 핸들링 등 서로 다른 두 차종의 장점을 결합했다. [사진=한국닛산] |
아주경제 정치연 기자=개성 넘치는 디자인으로 독특한 존재감 발휘하는 닛산의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 ‘쥬크’가 한국에 상륙했다.
‘스포티 CUV’를 표방했다는 쥬크의 주행성능을 알아보기 위해 지난 15일 열린 쥬크의 미디어 시승회에 참석해 서울 장충동에서 경기 양평까지 차량을 직접 몰았다.
쥬크는 SUV의 높은 지상고, 스포츠카의 날렵한 핸들링 등 서로 다른 두 차종의 장점을 결합했다. 외관은 랠리카를 닮은 둥근 전조등과 커다란 휠 아치가 공격적인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모터사이클에서 영감을 얻었다는 실내는 간결하게 꾸며졌다. 군더더기를 최대한 배제하고 꼭 필요한 기능만을 제공한다. [사진=한국닛산] |
모터사이클에서 영감을 얻었다는 실내는 간결하게 꾸며졌다. 군더더기를 최대한 배제하고 꼭 필요한 기능만을 제공한다. 센터페시아 상단의 모니터에는 한국형 내비게이션을 적용했으나, 별도의 음향기기 버튼이 없어 라디오의 조작이 불편했다.
실내 공간은 일반적인 준중형차 수준으로 성인 5명이 타기에 다소 좁아 보였다. 특히 뒷좌석은 성인 여성이 타기에 무릎 공간이 부족하며, 적재공간도 넉넉하지는 않았다.
시동을 걸자 둔탁한 엔진음이 들려온다. 함께 동승한 기자는 자신의 디젤차보다 시끄럽다며 ‘가솔린차가 맞느냐’고 되물었다. 유난히 정숙성을 따지는 국내 소비자에게 불만으로 다가올 수도 있겠다.
자동차 전용도로에 진입해 본격적인 시승에 나섰다. 강력한 터보 엔진을 얹었다지만, 사실 운전의 재미는 기대에 못 미쳤다. 쥬크에 탑재된 4기통 1.6리터 직분사 터보 가솔린 엔진과 엑스트로닉 CVT(무단변속기)는 최고출력 190마력, 최대토크 24.5kg·m의 성능을 발휘한다.
가속 페달을 깊게 밟자 차량이 막힘없이 가속을 진행하지만, 무단변속기 탓인지 190마력이라는 숫자에 비해 치고 나가는 맛은 부족했다. 스포츠 모드 버튼을 눌러도 크게 달라지지는 않았다. 닛산이 소개한대로 역동성을 강조하려면 패들 시프트를 장착해 운전의 재미를 높이는 방법을 고려해야지 않을까 싶다.
쥬크에 탑재된 4기통 1.6리터 직분사 터보 가솔린 엔진과 엑스트로닉 CVT는 최고출력 190마력, 최대토크 24.5kg·m의 성능을 발휘한다. [사진=한국닛산] |
묵직하고 정교한 핸들링은 만족스럽다. 저속에서는 가볍고 고속에서는 다소 무거운 감각이다. 차체가 높지만 고속으로 코너를 돌아나가도 불안감은 느껴지지 않는다. 꽤 단단하게 세팅된 서스펜션 때문이다.
안전사양 면에서는 의아한 점이 발견됐다. 타이어공기압경보장치(TPMS)와 안개등을 적용하지 않고 출시한 것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국내 규정을 교묘하게 이용, ‘꼼수를 부린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정부는 올해 1월부터 출시되는 모든 승용차에 TPMS를 의무 장착하도록 했으나, 2013년 1월 1일 이전 제작되거나 수입된 차량은 2014년까지 유예기간을 줬다. 이에 한국닛산이 출시를 무려 1년이나 앞두고 지난해 쥬크의 형식 승인을 미리 받아 경과조치 기간 만료 전 쥬크를 출시하는 꼼수를 부렸다는 것이다.
안개등을 장착하지 않은 것도 가격을 감안했을 때 이해가 가지 않는 조치다. 의무적인 안전사양은 아니지만, 안개가 끼는 날이 많은 우리나라의 특성상 경차도 안개등을 장착하고 출시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러한 점을 고려한다면 한국닛산의 주장대로 쥬크의 가격이 저렴하다고 할 수만은 없을 것 같다. 닛산은 쥬크의 가격을 S 모델 2690만원, SV 모델 2890만원으로 책정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