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의 TV> ‘불의여신정이’ 사기장 이야기는 없는 도자기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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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10-23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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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의여신정이 [사진=MBC 방송화면 캡처]
아주경제 안선영 기자= 권선징악의 뻔한 결말로 ‘불의 여신 정이’가 막을 내렸다.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러브스토리와 출생의 비밀도 제대로 매듭지어지지 않았다.

22일 방송된 MBC 월화드라마 ‘불의 여신 정이’(극본 권순규 이서윤·연출 박성수 정대윤)에서는 정이(문근영)가 분원 사람들을 대신해 자진해서 일본으로 가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정이의 아버지 이강천(전광렬)은 끝까지 딸은 모른 척 한 채 아들 육도(박건형)만을 위해 희생했다. 일본 무사 겐조에게 잡혀있던 정이는 아버지의 행동을 더이상 참지 못하고 탈출을 감행했다.

정이는 탈출 도중에 이강천에게 붙잡혔지만 정이가 자신의 여동생임을 안 육도의 도움으로 빠져나올 수 있었다. 하지만 정이가 사라진 것에 분노한 겐조는 육도를 죽이겠다고 협박했고 강천이 아들 대신 칼에 맞아 숨을 거뒀다.

결국 정이는 분원 사람들을 풀어주는 조건으로 겐조와 함께 일본으로 향했다. 정이가 일본으로 떠나면서 광해(이상윤)와의 사랑도 끝을 맺었다.

‘불의 여신 정이’는 조선 최초의 여성 사기장의 이야기를 그려낸다는 야심 찬 포부로 시작을 알렸지만 지지부진한 스토리로 시청자들의 외면을 받았다. 초반 10%대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산뜻한 출발을 알리는 듯 했으나 한자릿수와 10%를 오가며 동시간대 꼴찌를 차지했다.

사기장으로 성장해가는 정이의 모습 대신 정치적 암투만을 그려냈으며 초반 흥미로워 보이던 정이와 광해, 태도(김범)의 삼각관계도 뜻뜨미지근하게 끝나 아쉬움을 남겼다. 강력한 한방이 될 듯했던 출생의 비밀도 마지막 두 회에서 전개됐고 모든 비밀이 대사를 통해 손쉽게 풀어지며 싱거운 느낌을 줬다.

아무리 임진왜란이 ‘도자기 전쟁’이라고 하더라도 일본이 정이를 뺏기 위해 전쟁을 시작하고 정이가 일본행을 결정해 임란이 마무리되는 모습으로 그려져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기 부족했다.

아쉬운 작품에도 문근영, 이상윤, 전광렬, 김범 등 배우들이 마지막 회까지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다하며 박수받기 충분한 연기를 보여주었다.

‘불의 여신 정이’ 후속으로는 오는 28일부터 ‘기황후’가 방송된다. ‘기황후’중국 원나라의 지배자로 군림하는 고려 여인의 사랑과 투쟁을 다룬 50부작 사극으로 배우 하지원, 주진모, 지창욱 등이 출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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