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후폭풍'…지분쪼개기 경매매물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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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10-29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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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권경렬 기자 = 단군 이래 최대 개발사업으로 불리던 용산역세권 개발이 무산되면서 인근 지역 '지분쪼개기' 경매물건이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특히 투자가치를 상실하고 감정가의 절반 이하에 낙찰되는 물건 또한 늘고 있다.
 
지분쪼개기란 재개발 예정구역이나 예상지역에서 새로 지어질 아파트 입주권을 여러 개 확보하기 위해 낡은 단독주택이나 다가구주택을 헐고 근린생활시설이나 다세대주택을 신축하는 것을 말한다. 단독주택이나 다가구주택의 조합지분은 하나지만 이렇게 구분등기가 가능한 근린생활시설이나 다세대주택을 신축하면 여러 개의 조합자격을 얻게 돼 과거 지분쪼개기가 성행했다.  
 
29일 경매정보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용산 지역 지분쪼개기 경매물건은 2010년에는 5건, 2011년에는 17건으로 3배 증가했고 지난해에는 20건을 넘어섰다. 올해는 현재 36건을 기록하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해부터 뉴타운·재개발 실태조사를 벌이고 있어 재개발구역 해제 지역은 늘어나고 있으며 용산개발 마저 무산되면서 경매로 나오는 물건수가 증가한 것이다. 연말까지 물건수는 더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과거 용산 곳곳에서 재개발 열풍이 불었다. 문제는 기본계획이 나온 뒤 투자하면 이미 늦은 것이라고 판단해 재개발구역으로 정확히 지정되지 않는 예상지역에도 미래 추가 지정 될 것을 예상해 지분쪼개기가 이뤄졌다는 것이다. 특히 용산국제업무지구의 후광효과를 얻기 위해 남영동·서계동·용산동·청파동·후암동 일대에서 2006년부터 2008년 금융위기 전까지 지분쪼개기가 한창 이뤄졌다. 
 
하지만 경매로 이렇게 나와도 헐값에 팔리고 있어 평균낙찰가율은 매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2010년 90%대였던 낙찰가율이 매년 하락해 용산개발이 무산된 올해는 50%대로 곤두박질 쳤다. 
 

지지옥션 강은 팀장은 "과거 용산재개발과 입주권이라는 프리미엄이 형성된 가격으로 거래됐지만 이들이 무산된 지금은 땅지분 10~20㎡ 규모인 지분쪼개기 물건은 투자가치가 없다"며 "채무액보다도 낮은 가격에 낙찰 돼 채권 회수가 안 되는 깡통 물건으로 전락했고 세입자들은 보증금을 날리는 일이 비일비재하다"고 말했다.
 
또 지분쪼개기 경매물건 대부분 건축허가는 근린생활시설로 받았지만 실제로는 주택(원룸)으로 사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가구당 1대 꼴로 주차장을 마련해야 하는 다세대 주택보다 주차장 설치 부담이 적어 지분쪼개기가 상대적으로 쉽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허가를 받고 나선 원룸으로 불법 개조한 뒤 주거 세입자를 들인 경우가 다반사다. 
 
이렇다보니 경매 나온 대부분 물건이 건축물대장에 위반건축물로 등재돼 있다. 위반건축물로 분류가 되면 구청에서 계속 이행강제금이 부과된다. 이들 물건에는 이행강제금을 내지 않아 용산구청에서 압류한 내역이 적게는 1~2건에서 많게는 10건 이상이다.
 
실제 사례를 살펴보면 2007년 용산구 용산동에 지어진 지하의 한 원룸은 신축되자 마자 김모씨에게 팔렸다. 김모씨는 1억5400만원을 대출받아 이 원룸을 구입했으나 채무를 견디지 못해 지난 4월 경매 신청됐다. 지난해 11월 감정가 1억8000만원에 처음 경매 나왔으나 4번 유찰 돼 최저가가 7372만원까지 떨어진 후 감정가 대비 41%인 7377만원에 낙찰됐다. 채무액 1억5400만원 보다 훨씬 못 미치게 낙찰된 것이다. 
 
이 원룸에 임차해 있는 세입자는 경매가 신청되고 일주일 후 보증금 500만원 월세 20만원에 계약을 맺었다. 경매개시 이후 전입을 해서 소액임차인 법적 기준에 해당이 안되고 선순위 채무액 1억5400만원 보다도 적은 7372만원에 낙찰이 돼 후순위인 임차인은 보증금 500만원을 전부 떼이게 됐다. 
 
강 팀장은 "지분쪼개기 물건은 재개발이라는 환상이 만들어낸 결과인데, 그 환상이 깨진 지금 금융권 부실, 위반건축물, 임차인 문제, 주차시설 부족 등 여러가지 문제만 낳고 있다"며 "입찰시 낙찰가는 냉정한 현재가치에 근거해 이행강제금이나 원상복구 비용 등 추가처리비용 등을 감안해 보수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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