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자영업자 잠재위험부채, 60조원 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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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10-31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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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위험부채도 13조원 이상

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자영업자의 가계부채 중 부실위험이 있는 부채 규모만 60조원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부실위험이 높은 고위험 부채도 13조원에 달했다. 

31일 한국은행이 국회에 제출한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월말 현재 450조원 내외에 달하는 자영업자 부채 가운데 잠재위험부채는 60조7000억원, 고위험부채는 13조5000억원으로 각각 추정됐다. 

잠재위험부채는 원리금상환부담비율(DSR)이 40%를 초과하고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이 70%를 넘는 것을 기준으로 분류했다. 고위험부채는 잠재위험부채 기준에 차주 연령이 60세 이상일 경우가 추가됐다. 

임금근로자와 기타종사자의 잠재위험 및 고위험 부채가 각각 13조5000억원과 2조원임을 감안하면 자영업자가 부실위험의 대부분을 차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자영업자의 부채의 잠재위험 요인으로 한은은 우선 원리금상환부담에 따라 신용리스크가 증대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꼽았다. 

자영업자의 차주당 대출(은행 가계ㆍ기업 대출 기준) 규모는 3월말 현재 약 1억2000만원으로 임금근로자(4000억원)의 약 3배에 달한다. 게다가 2011년 이후 올해 3월말까지 중복대출 자영업자의 기업 및 가계대출은 각각 22.8%와 16.8% 증가했다. 

일시상환대출이 많고 만기도래가 특정시기에 집중된 점도 부실 위험을 높인다. 자영업자 대출의 일시상환방식 비중은 39.3%로 임금근로자(21.3%)에 비해 높고 만기는 대부분 올해와 내년에 집중된 것으로 조사됐다. 

자영업자 부채 가운데 은행과 비은행에 모두 대출을 받은 다중채무 비중도 2010년 말 26.1%에서 올해 3월말 28.0%로 점차 상승하고 있어 향후 이자부담을 늘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 기간 다중채무 자영업자의 연체율도 0.84%에서 1.34%로 0.5%포인트 올랐다. 

부동산담보대출이 많아 부동산 가격 하락 시 빚을 갚을 능력이 떨어진다는 점도 부실위험을 높이는 이유다. 

올해 3월말 기준으로 자영업자 가계 및 기업대출의 각각 79.9%와 51.3%가 부동산담보에 근거하고 있다. LTV규제를 받지 않고 경기변동에 민감한 상업용부동산 담보대출 비중의 경우 자영업자 기업대출이 무려 41.9%에 달한다. 

자영업자의 업종이 대부분 부동산임대업, 교육서비스업, 음식숙박업 등 노동생산성이 떨어지는 업종에 몰려있고 상대적으로 영세하다는 점도 부실요인으로 지적됐다. 

베이비부머(1955~1963년 출생) 세대의 은퇴에 따라 50세 이상 자영업자만 월평균 3만명씩 느는 등 자영업자가 점차 고령화되면서 소득창출이 부진한 점도 위험요인이다. 소득대비 대출이 400%를 초과하는 비중은 50세 이상이 43.9%로 50세 미만(38.6%)보다 높다. 

한은이 분석한 결과 잠재위험이 부실화되더라도 국내 은행시스템의 건전성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그러나 한은은 "자영업자 소득이 15% 감소하고 보유 부동산 가격이 30% 하락하는 등 심각한 수준의 충격이 발생하면 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이 12%를 밑돌면서 은행시스템 작동에 애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잠재위험 현실화를 예방하기 위한 방안으로 한은은 "단기적으로는 자영업자 대출의 만기연장 배려, 자영업자의 부동산 담보대출 관련 규제 정비 등을 추진하는 한편 중장기적으로는 자영업자 영업활동의 안정성을 높이는 정책적 지원 및 연금시장 활성화 등을 추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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