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출산장려금…“종로구에 살면 첫째 아이 장려금 못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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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11-01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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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최수연 기자 = 각 기초자치단체가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출산축하금(장려금)을 지급하고 있지만 지급 대상과 금액이 천차만별이어서 시민들의 혼선이 가중되고 있다.

서울시 25개 자치구별로 출산 장려를 위해 출산축하금, 장려금, 양육지원금, 출산장려금 등 다양한 명칭으로 일시금이나 분할금(월별·분기별 등) 형태로 지원하고 있다. 일부 자치구에서는 출생 순위에 따라 차등 지급하고 있기도 한다.

서울 종로구에 거주하고 있는 김은숙씨(가명·28)는 지난달에 첫 아이를 낳고 출산장려금을 받으러 주민자치센터를 찾았다가 구청 직원으로부터 "종로구는 둘째부터 장려금을 지급한다"는 얘기를 듣고 허탈한 마음으로 돌아와야 했다.

김씨는 몇 달 전 서초구에서 종로구로 옮겨왔다. 그는 당시 출산을 앞뒀던 터라 정부와 지자체의 출산육아지원정책을 꼼꼼히 체크해 왔다고 말했다.

서초구에서는 첫 아이를 출산하면 10만원의 출산장려금을 지급하기 때문에 종로구에서도 당연히 이 제도가 시행되고 있을 것이라고 믿었다는 것.

하지만 종로구는 둘째 아이부터 출산장려금 50만원, 셋째 이상은 각각 100만원씩 지급하고 있다.

김씨는 "자치구마다 출산장려금 제도가 다른 이유가 뭔지 도대체 모르겠다"며 "똑같이 첫 아이를 낳았는데 누구는 받고 누구는 못 받고, 차별받는 것 같아 속상하다"고 말했다.

첫째 아이부터 출산장려금을 지급하는 자치구는 용산구·서대문구·마포구·서초구 4개 구뿐이다. 대부분의 자치구는 둘째 이상부터 출산장려금을 지원하고 있다. 지원금액도 10만원부터 100만원까지 천차만별이다.

구로구에 살고 있는 임산부 공현정씨(가명·29)는 "정부가 출산을 장려한다고 여러 정책을 펴고 있지만 갑자기 정책이 없어지거나 지원조건도 까다로워 지원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특히 구로구는 첫 아이는 출산장려금 지원대상이 아니고, 지원금액도 다른 구보다 적어서 출산에 별로 도움이 될 거 같지 않다"고 토로했다.

이 때문에 일부 임산부들은 첫 아이부터 출산장려금을 주거나 지급금액이 많은 자치구로 원정 출산을 가는 경우도 다반사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러 주소를 옮겨 1년 동안 거주한 것처럼 서류를 꾸며 장려금을 받는 것이다. 하지만 자치구들로서도 예산을 집행할 수밖에 없어 속수무책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일부 여성시민단체들에서는 출산장려금 정책을 지자체에 맡기지 말고 범국가적 복지정책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서울시 여성가족정책실 출산육아담당관 출산장려팀 관계자는 "국가 차원에서 출산장려를 위해 대표적으로 실시되고 있는 정책이지만 자치구 재정형편에 따라 다르게 적용된다"면서 "하지만 시에서 일괄적으로 장려금을 통일하라는 지시를 내릴 수는 없다. 이 때문에 이 문제에 대해 정부에 건의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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