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현황
아주경제 박선미 기자= 은행들이 비정규직 직원을 정규직으로 돌리고 있다. 계약직 4200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키로 한 국민은행의 바통을 외환은행이 넘겨받았다.
금융권에서는 다른 시중은행들도 국민·외환은행처럼 계약직 직원의 정규직 전환을 추진할 것으로 보고 있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외환은행은 30일 영업점 창구 텔러와 별정직원 등 2000여명의 무기계약 직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키로 노사가 합의했다.
따라서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직원은 내년 1월부터 기존 정규직 직급에 편입되며, 정규직과 똑같은 승진 기회를 보장받는다. 정규직 전환에 따라 급여도 정규직(평균 연봉 4000만~5000만원)과 같은 수준으로 늘어난다. 별도 직군이나 직급 신설이 아닌 기존 정규직 체계 편입은 외환은행이 첫 사례라는 게 노조 측의 설명이다.
앞서 국민은행도 이달 중순 노사 합의에 따라 계약직 4200명을 내년 1월부터 정규직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이번 조치로 국민은행 정규직 체계는 현재 L1~L4 직급에서 L0~L4 직급으로 확대되고 계약직 사무직원은 ‘L0’직급으로 전환돼 정규직원 체계로 편입된다.
계약직들은 정규직과 처우 및 승진 기회도 동등해진다. 계약직들의 급여가 현재 정규직의 60~70% 정도임을 감안하면, 급여도 상당폭 오른다.
앞서 신한은행은 올해 1월 계약직 텔러직군 838명을 리테일서비스직군 정규직으로 전환했다.
우리은행 역시 지난 4월 사무계약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한 바 있다. 당시 전환 대상자는 2011년부터 2012년까지 채용된 우리창구전담 및 사무지원, 전화 등 비대면 채널을 통해 일하는 CS업무 계약직 등 직원 443명이다. 또 올해는 특성화고 출신 학생을 아예 정규직으로 선발하기도 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비정규직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면 인건비 등 추가적으로 발생하는 비용이 있지만, 비정규직에 안정된 근무 여건을 제공한다는 면에서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외환은행의 경우 이번 정규직 전환비용을 연간 수백억원이 더 들 것으로 보고 추후 협의키로 했다. 국민은행은 정규직화에 따른 인건비 급증 충격을 줄이기 위해 연차 소진을 적극 확대하기로 뜻을 모았다.
다만 이같은 정규직 전환 바람이 지속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부에서는 금융노조 선거를 앞두고 일시적인 변화에 그칠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몇몇 은행에서는 노조위원장 선거를 앞두고 연임을 의식, 정규직 전환에 급물살을 타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돈다”며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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