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외로운 죽음 고독사, 더 이상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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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11-01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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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소방서 서현119안전센터 양광호 소방위
 
(사진=분당소방서 양광호 소방위)

최근 5년 전 사망한 노인이 백골상태로 발견됐다는 다소 충격적인 소식을 접했다.

문제는 가족과 함께하지 못하고 쓸쓸히 죽음을 맞이하는 고독사가 증가하고 있으며 이런 현상이 모든 것이 풍족하고 화려해 보이는 현대사외의 또 다른 모습이라고 생각하니 씁쓸한 생각이 든다.
 
소방공무원들은 각종 재난현장에서 일반인들이 상상하기 어려운 참혹한 현장을 자주 목격한다. 또한 아무런 축복을 받지 못하고 화장실에서 낳아지고 버려지는 가련한 생명에서 부터 몇 평 남짓 작은 공간에서 외로움 속에 쓸쓸히 세상과 이별하는 영혼에 이르기 까지 좋은 일 보다는 궂은일을 일상적으로 겪으면서 인생에 대한 깊은 성찰을 하게 되는 것 같다.
 
경기도의 인구가 1,200만 명을 넘은지 오래되었고 몇몇 도시는 100만 명을 육박하는 등 급격히 팽창하고 있다. 하지만 지역별로 그 편차가 매우 심해 연천군의 경우 5만 명도 되지 않으며 중면의 경우 244명이 살고 있다.

요즘에 건설되고 있는 신도시 아파트의 규모로 어림잡아 계산하여도 대도시의 아파트 한 동이면 지방 소도시의 읍이나 면 단위를 이룰 정도의 인구가 되는 것을 보면 현대인들은 아주 많은 이웃과 더불어 살아가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이렇게 많고 많은 이웃과 더불어 살아가면서도 역설적으로 쓸쓸한 주검이 더욱 많아지는 현상을 그저 아무렇지도 않은 일상으로 치부해 버리는 방관자의 입장인 경우가 너무도 많다.
 
자식이라면 마땅히 부모님의 마지막 모습을 지켜봐야 하지만 자손들이 함께 해야 할 그 자리를 우리 119 대원이 대신하는 가슴 아픈 상황은 계속되고 있다.
 
우리 부모님들은 헐벗고 굶주린 조국에서 가난을 대물림 받고 태어나 자신들의 인생을 희생해가며 조국의 근대화에 큰 축을 담당했다. 당연히 노년의 풍요를 누릴 권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역사의 뒤안길로 쓸쓸히 물러나는 모습이 너무도 안타깝다.
 
지난 해 전국에서 119구급차를 이용한 통계를 보면 154만 건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특히 주목되는 부분은 65세 이상의 노인층에서 이용한 실적이 32%를 넘었다.
 
노인층의 구급차 이용은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가 이미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었다는 반증이기도 하지만 이들에 대한 국가적 관심이 필요한 부분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한 전문가는 고독사가 늘어나는 현상에 대해 우리 사회가 이제 고립사회의 형태를 지니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가족 공동체에서 떨어지고 또 지역 공동체에서 떨어져 혼자 살아가는 그리고 경제적으로 불안하고 미래에 대해 희망이 없는 사람들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 것이 그 원인이라고 했다.
 
과거 효를 중시하고 자식이 부모를 모셔야 하는 유교적 사상이 자본주의라는 이름에 떠밀려간 오늘날 더 이상 사회보장제도나 국가의 정책만으로는 고독사의 증가를 막을 수 없을 것 같다. 이제는 시대에 맞는 개인간 인연 맺기와 다양한 소통으로 인간관계의 빈틈을 메워나가는 다양한 방법이 필요하다.
 
무관심 속에서 쓸쓸히 사라져 가는 영혼 때문에 슬프기도 하지만 인생의 마지막 순간을 119 소방대원이 지켜봐야 하는 현실, 특히 5년 동안이나 주검의 상태로 방치되었다가 발견된 노인의 소식은 같은 하늘아래 함께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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