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의 1t 트럭 포터는 지난달 내수 시장에서 9085대를 판매하며 아반떼·모닝·쏘나타 등 스테디셀러 모델을 모두 제치고 월 판매 1위 자리에 등극했다. 10월까지 누적 판매 대수는 7만5450대로 지난해 총 판매대수인 7만815대를 벌써 뛰어 넘었다. 포터는 소상인들이나 택배업체 등이 주로 쓰는 대표적인 생계형 차종. 지난 1986년 첫 공개 이후 지금까지 200만대 가까이 판매된 스테디셀러다.
현대차 포터
하지만 승용차에 비해 수익성이 높지 않아 생산량 자체는 많지 않다. 이에 현대차 측은 포터의 수출 물량까지 돌리며 국내 수요를 충당했다는 후문이다.
기아차 봉고 역시 지난 달까지 4만2347대를 판매하며 지난 해 총 3만8524대 판매를 뛰어넘은 상태다. 이들 차종은 대기물량이 3∼4개월에 이를 정도로 수요가 많다.
다마스
단종을 앞두고 있는 한국지엠의 경상용차 다마스는 지난 달에만 지난 해 같은 기간 대비 36% 증가한 1061대가 팔렸으며 라보는 137% 증가한 1493대가 팔리면서 회사 출범 이래 월 최다 판매 기록을 달성했다.
1991년 처음 출시된 다마스와 라보는 LPG를 연료로 사용하고 700만~900만원대의 가격 등 경제성이 뛰어나 생계형 사업에 종사하는 소상공인들에게 꾸준한 인기를 누린 차종이다. 지난해에는 총 1만3908대가 팔렸다. 다마스와 라보의 올해 누적 판매대수는 각각 8448대, 7172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0.4%, 57.0% 늘어났다.
하지만 다마스와 라보는 내년 3월까지 판매가 가능하다. 연말 생산 중단이 예고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생산 중단 시점이 임박하면서 주문량은 더 늘어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품귀 현상도 빚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한국지엠은 정부와 다마스·라보의 생산 연장 방안을 두고 협의를 진행 중이긴 하지만 생산 연장 여부에 대한 확신은 없는 상태다.
이로 인해 덕(?)을 볼 곳은 현대·기아차다. 다마스와 라보가 단종이 된다면 국내 시장에서 생계형 자영업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소형 화물차는 포터와 봉고 뿐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반사이익을 고스란히 받을 수 있다. 이로 인해 현대·기아차 입장에서는 다마스와 라보 단종 이후 생산량을 늘릴 가능성도 열려 있다.
생계형 차량에 대한 인기는 비단 신차에 국한되지 않는다. 중고차 판매 전문회사 SK엔카에 따르면 트럭과 경상용차에 대해 문의하는 소비자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차를 처분하려는 소비자와 구매하려는 소비자가 함께 크게 늘고 있는 것.
올해 등록대수만 하더라도 포터2는 3만6125대, 봉고3 트럭은 2만6311대다. 다마스의 올해 등록대수는 4980대로 지난해(1534대)보다 무려 320% 늘었으며 라보는 1759대로 지난해(901대)보다 190% 늘어났다.
정인국 SK엔카 종합기획본부장은 “출고 대기 시간이 필요하지 않고 신차보다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중고 트럭이나 경상용차를 구입하려는 소비자들이 많다”며 “특히 우리나라 유일의 경상용차인 다마스와 라보의 단종이 확정되면 신차를 더 이상 구입할 수 없기 때문에 두 모델의 구매 수요가 중고차 시장으로 몰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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