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안철수 멘토’ 최장집·윤여준, 민주당에 쓴소리

꿈보연 창립 심포지엄에 나란히 참여…정치 퇴행 현상 비판

아주경제 김봉철 기자 = 진보성향 원로 정치학자인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와 정치권의 대표적인 ‘책사’로 불리는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이 4일 민주당에게 쓴소리를 날려 주목된다.

두 사람은 공교롭게도 한때 무소속 안철수 의원의 ‘멘토’로 불렸다는 공통점이 있다.

최 교수는 이날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열린 ‘꿈보따리 정책연구원’(이하 꿈보연) 창립 심포지엄에 발제자로 나와 “오늘날 한국 정치는 책임정치의 부재로 퇴행하고 있다”면서 “민주당이 강화돼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책임이야말로 민주주의의 가장 핵심적 요소”라며 “선출된 대표·대통령·정부는 국민에게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대선의 핵심 이슈는 복지국가 건설과 경제민주화였지만 현 정부는 선거 이후 6개월도 안돼서 이런 중요한 문제를 공약으로서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최 교수는 책임정치의 부재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민주당이 강화되는 문제가 굉장히 중요하다”면서 “민주당의 오늘날 모습이 이런 기대에 부응할 수준과 내용을 갖추지 못한 것은 매우 유감”이라고 밝혔다.

그는 민주당이 지난 수년간 선거에서 패배한 이유에 대해 “‘민주 대 반민주’ 같은 ‘진영 간 대립 노선’을 중심으로 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하며 “민주당은 ‘대안정부를 준비하는 노선’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교수는 앞서 발제문에서는 민주당의 문제점으로 공통으로 추구할 이념적 지표의 부재, 미래 비전 및 경제민주화·복지국가 건설을 위한 정책 프로그램 부재, 파당으로 인한 분열, 당보다 사적 관심사에 매몰된 개별 의원 등을 꼽았다.

특히 안 의원의 싱크탱크격인 ‘정책네트워크 내일’의 이사장을 맡았다가 사퇴했던 최 교수는 ‘안철수 신당설’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별로 할 이야기가 없다”면서 “나온 이후에 그쪽과 커뮤니케이션이 없다”고 일축했다.

윤 전 장관은 심포지엄에 토론자로 참석, “한국 정치는 실종 상태”라며 “여당을 보면 정치를 마치 경제나 성장의 하위 개념으로 보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그는 안 의원의 신당 창당과 관련해 “창당 자체보다 창당의 내용이 중요하다”면서 “지향하는 새 정치의 내용과 그것을 구현하는 사람 등 2가지가 국민의 공감을 받으면 탄력을 받지 않겠냐”고 말했다.

윤 전 장관은 오랫동안 보수진영의 ‘책사’로 불리다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캠프 국민통합추진위 공동위원장직을 전격 수락해 세간의 관심을 모은 바 있다.

한편 꿈보연은 새로운 정치 모색과 정책 대안을 위해 지난 8월 국회 사무처 산하에 설립된 사단법인으로 김성훈 전 농림부 장관이 원장을, 민주당 추미애 의원이 상임고문을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