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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삼성 디스플레이시티 등으로 수요가 늘어난 천안 아산 지역 분양시장에서 과열 열기가 나타나고 있다. 사진은 올해 천안에서 공급한 분양 단지 모델하우스 앞에서 기다리고 있는 방문객들. [아주경제 DB]
지난달 회원수 1만여명에 달하는 천안 아산 지역 부동산 관련 인터넷 카페에 이같은 공지가 올라왔다. 이 지역에서 공급하는 아파트의 분양 마케팅 담당자들이 광고성 글과 상대 아파트단지를 비방하는 글을 올리는 것에 대해 조치를 시행하겠다는 내용이다.
한때 부동산 '무덤'으로 불리다 화려하게 부활한 천안 아산지역이 이제는 분양업체 간 과도한 마케팅과 신경전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인터넷 카페에서 서로를 비방하는가 하면 청약 경쟁률과 계약률을 올리기 위해 현금이나 상품권 지급도 서슴지 않고 있다.
5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현재 아산지역에서는 '아산 더샵 레이크시티 3차'(이하 더샵 레이크시티)와 '천안 스마일시티 효성 해링턴플레이스'(효성 해링턴플레이스)가 청약과 정계약을 마치고 잔여물량을 공급 중이다.
이들 단지는 위치와 청약 일정이 비슷해 1~3순위 청약 접수 때부터 신경전이 벌어졌다. 지난달 11일 모델하우스 개관 당시에는 첫날 방문객이 두 곳 모두 4300명으로 동일해 우연의 일치라고 보기에는 너무 똑같은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었다.
청약 경쟁률을 높이기 위한 물량 공세도 도마에 올랐다.
효성 해링턴플레이스는 3순위 청약을 하기만 해도 3만원의 상품권을 지급하는 행사를 진행했다. 통상 50만~100만원인 3순위 청약 신청금은 10만원으로 낮췄다. 10만원을 들여 3순위 청약했다가 취소 후 환불을 받으면 고스란히 3만원을 벌게 되는 것이다. 인터넷 카페에서는 청약했다 취소 후 3만원을 벌었다는 글들이 올라오기도 했다.
더샵 레이크시티는 계약률 높이기에 역점을 뒀다. 여러명이 함께 계약을 맺을 경우 공동구매 방식을 적용해 최대 150만원을 돌려주는 행사를 진행했다. 현재 계약률은 더샵 레이크시티가 75%, 효성 해링턴플레이스는 70% 선이다.
인터넷 카페를 중심으로 벌어진 상대 단지 비방전도 도를 넘는 수준이다.
효성 해링턴플레이스의 경우 산업단지와 인접한 입지가 주로 도마에 오르고 있다. 공업지역이어서 주거환경이 좋지 않다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더샵 레이크시티에 대해서는 행정구역이 아산시가 아닌 천안시인데 단지명에는 아산이 들어갔다는 등 외곽 입지에 대한 공격이 주를 이룬다.
단순 의혹을 제기하는 이러한 지적들은 인터넷 상에서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고 있다. 이를 두고 업계 관계자들은 "얼마든지 생성 가능한 포털 계정을 통해 아이디를 바꿔가며 지속적으로 비방 글을 올리는 경우는 흔한 현상"이라고 말했다.
투기를 조장하는 분양권 전매 행위도 극성이다.
모델하우스 개관 당시 '떴다방' 업자들은 방문객을 상대로 "300만~500만원의 피(프리미엄)가 붙을 것"이라며 연락처를 적을 것을 강요했다. 이후 계약자들에게 전화를 걸어 몇백만원을 얹어줄테니 분양권을 전매하라고 요구하기도 한다.
천안 아산지역에서는 아파트와 오피스텔 등 총 6500여가구가 분양을 진행 중이거나 앞두고 있다. 몇년 간 공급이 크게 줄어든 사이 삼성 디스플레이가 들어서면서 주택 수요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단기간 공급이 집중되다 보니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늘 있는 일이라고 치부하기에는 경쟁이 과도한 측면이 있다"며 "시장이 침체기일 때는 서로 도와야 하는데 깎아내리기에만 급급해 보인다"고 안타까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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