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희 대표는 이날 동작구 대방동 당사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헌정 사상 유례없는 정당해산이란 사문화 법조문을 들고 나와 진보당을 제거하려는 것은 우리나라 민주주의 발전의 역사를 유신시대로 되돌리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은 독재자 박정희 전 대통령의 유신망령을 불러들여 이 땅의 민주주의를 압살하고 정의를 난도질하고 있다”면서 “무차별한 종북공세와 내란음모조작에 해산 시도까지 이어지는 시도는 정통성 없는 정권, 부정으로 잡은 권력에 대한 국민의 비난을 잠재우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과로 등으로 건강이 좋지 않아 그간 공식 활동을 자제해왔던 그는 “진보당 탄압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민주주의에 대한 파괴행위이고 깨어있는 시민에 대한 전면전 선포”라며 “정권몰락은 필연적”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당의 존망이 걸린 최대 위기를 맞은 통진당은 일단 정당 활동 금지 가처분 신청 사례가 없는 만큼 법률적으로 어떻게 대응할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재판이 진행 중인 이석기 의원의 내란음모 사건의 1심 선고가 헌법재판소의 결정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무죄 입증에 당력을 모을 방침이다.
통진당 측은 당 강령을 근거로 정당해산을 청구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홍성규 대변인은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소중하게 피어온 민주주의의 기본 가치를 짓밟는 행태”라며 “박근혜 대통령이 앞장서서 우리 헌법을 정면으로 위반 능멸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홍 대변인은 이어 “정당해산 청구안은 반(反)민주주의 폭거의 결정판”이라며 “국민의 준엄한 심판에 직면할 것”이라고 밝혔다.
여야의 반응은 엇갈렸다.
제1야당인 민주당은 절차상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특히 민주당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통진당의 편을 들자니 ‘종북 역풍’이 두렵고, 새해 예산안 정국을 앞두고 정부와 새누리당이 주도하고 있는 정당해산 조치에 힘을 실어주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민주당 김관영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헌정사상 초유의 불행한 사태에 유감을 밝힌다”면서 “어떤 경우에도 대한민국의 국체인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는 유지돼야 하고 모든 정당의 목적과 활동도 그 범주에서 보호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이번 청구안에 대해 “충분한 여론수렴 과정을 거치지 않고 지나치게 조급히 처리된 점은 되짚어볼 대목”이라며 “위헌심판 청구는 민주주의의 성숙도, 국민의 눈높이 등을 판단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새누리당은 “대한민국의 헌법적 가치와 질서를 지키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며 “정부의 판단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새누리당 유일호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을 열고 “이번 사건이 우리나라 헌법과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굳건히 수호해나갈 수 있는 계기로 자리매김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