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정부의 개인정보 요청 폭로… 미국이 '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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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11-06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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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규진 기자 = 애플이 미국 등 각국 정부가 요청한 정보자료를 발표하고 나섰다. 구글 등 IT기업들이 미국 국가안보국(NSA)에 개인정보를 건네는 등 협조했다는 논란이 커지자 이같이 직접 공개한 것으로 분석됐다. 

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애플은 미국 등 각국 정보부서가 정보를 요청한 목록을 담은 문서를 발표했다. 애플이 이처럼 정보 요청안을 공개한 것은 처음이다. 

애플은 올해 상반기에만 총 41개국으로부터 제품에 대해 1만2442건의 정보 요청을 받았다고 전했다. 특히 약 1719~2710건은 신용카드·이메일주소·전화번호·서비스·사진 등 고객정보에 관한 요청이었다. 이 가운데 미국 정부가 요청한 정보 건수는 총 1000~2000개에 달했다. 영국에서는 127건, 스페인은 102건, 독일 93건, 호주 74건, 프랑스는 71건을 요청했다.

애플은 지난해 12월부터 지난 5월까지 미국 치안당국에서 요청받은 정보 건수가 5000건에 달한다고 전했다. 요청한 정보에는 강도 등 범죄 수사와 관련된 개인정보 및 미아 실종 등에 대한 자료도 포함돼 있다. 애플은 재판 중인 사안은 공개할 수 없다고 규정한 '공표 금지령' 때문에 "0건에서 1000건의 정보 제공이 이뤄졌다"고만 밝혔을 뿐 정확한 건수는 공개하지 않았다.

애플은 휴대전화나 운송 중에 잃어버린 물건에 대한 자료의 경우 88%가량 응해줬다고 전했다. 그러나 애국법 215조에 따른 정보제공 요청은 없었다고 전했다. 애국법 215조는 지난 2001년 9·11사태 이후 정부가 통신회사를 상대로 고객의 통화정보를 광범위하게 요구할 수 있는 법안이다. 

최근 IT기업들이 미 NSA의 개인정보 수집에 협조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애플이 직접 정보 요청 건수를 공개한 것으로 분석됐다. 애플은 지금까지 합법적으로 정보를 제공했고 앞으로 투명하게 업무를 처리하겠다고 강조했다. 

애플은 "정부가 요청한 정보내역에서 제한된 양만 공개를 허용했으며 '공표 금지령'에 강력하게 반대한다"고 전했다. 또한 애플은 "무엇보다 우리의 사업은 개인정보를 수집하는 데 의존하지 않는다"며 "고객에 대한 개인정보를 모으는 데 전혀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구글의 에릭 슈미트 회장은 "NSA가 구글의 데이터센터를 감시했다는 게 사실이라면 너무 충격적"이라며 "정보기관이 자신의 임무 수행만을 위해 다른 사람의 사생활을 침해한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앞서 NSA가 구글과 야후의 데이터센터에서 대량의 정보를 몰래 빼돌렸다는 정황이 드러나면서 이같이 발언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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