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ㆍ日 영역 확대…외국계 금융회사 판도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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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11-11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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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우리나라 금융시장에 진입한 외국계 금융회사 가운데 영국ㆍ미국계는 점차 축소되는 한편 일본계와 중국계가 점차 영역을 넓히는 모양새다. 

지난 19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시장을 주름잡던 영ㆍ미계 등 서양 금융회사는 지난 2008년 금융위기를 기점으로 사업 규모를 줄이거나 한국을 떠났다. 

11일 금융권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금융위기 이후 한국 시장에서 사업을 철수·축소한 것으로 파악된 외국계 금융기관은 15개사다.

은행 중에서는 미국계인 리먼브러더스가 2009년 인가가 취소됐으며, 이어 메릴린치(아일랜드계)도 문을 닫았다. HSBC(영국계)도 최근 소매금융 업무를 폐지했다.

증권사와 할부금융사 중에서도 리먼브러더스증권, 푸르덴셜증권, 키이큅먼트파이낸스, GE캐피탈 등 미국계 금융회사가 잇따라 문을 닫았다. 

보험업계에서는 영국계인 아비바그룹과 HSBC가 각각 우리금융그룹·하나금융그룹과의 합작을 끝내고 철수하거나 철수를 준비 중이다. 푸르덴셜·골드만삭스 등 미국계 자산운용사도 사업을 접거나 철수를 선언했으며, 호주계 맥쿼리도 삼천리와 합작한 자산운용사에서 거의 손을 뗐다.

영ㆍ미계를 제외하면 독일 에르고(보험), 네덜란드 ING(보험), 프랑스 소시에테제네랄(자산운용) 등 유럽계 금융회사들이 대거 한국에서 물러났다.

이에 대해 금융당국은 △본점의 자금 사정이 나빠 구조조정이 이뤄지고 있는 점 △한국 시장에서의 현지화 실패를 각각 이유로 꼽았다. 

실제로 외국계 은행의 경우 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의 시장점유율은 2004년 5∼6%대에서 지난해 말 4.7%까지 떨어졌고 한국시티은행은 같은 기간 3% 중반에서 2% 후반으로 내려앉았다. 

외국계 증권사의 당기순이익은 2007년 8253억원에서 지난해 2585억원으로 절반 이상 축소됐으며, 보험업계의 경우 알리안츠·메트라이프·PCA·ACE·푸르덴셜·ING·라이나·카디프·AIA 등 8개 외국계에 우리아비바를 더한 9개 생명보험사의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16.3%로 3년 전인 2009년(21.9%)보다 크게 낮아졌다. 

이를 두고 한국 금융당국의 개입과 규제가 지나치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다. 최근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는 한국이 동북아시아 금융허브를 꿈꾸고 있지만, 정작 정부의 지나친 개입과 규제로 외국계 은행들이 짐을 싸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중국계와 일본계 금융회사가 그 틈새를 비집고 사업을 확장하면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은 경제력 확대에 힘입은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하고, 일본은 최근의 엔저(엔화가치 하락) 현상에 따른 반사 효과 덕분이다.

현재 한국에 진입한 중국계 은행은 중국은행, 중국공상은행, 중국건설은행, 교통은행, 중국농업은행 등 5곳이며 일본계 은행은 미쓰이스미토모은행, 미즈호코퍼레이트은행, 미쓰비시도쿄UFJ은행, 야마구찌은행 등 4곳이다.

2009년 12월 한국에 들어온 농업은행을 제외한 중국계 은행 4곳의 한국 내 임직원 수는 2008년 6월 196명에서 올해 6월 296명으로 늘어났고, 총자산 규모는 6조3192억원에서 18조2471억원으로 3배 가량 급증했다. 

미쓰이스미토모, 미즈호코퍼레이트, 미쓰비시도쿄UFJ 등 일본계 은행도 한국 내 자본금을 일제히 2배로 늘려 한국 시장을 공략할 채비를 갖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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