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아주경제 송종호 기자 = “자동차에 블랙박스를 4개씩 달고 다닙니다. 업무 차량이 아닌 개인 차량에 말입니다. 사용만 하는 게 아니라 자발적으로 제품에 대한 보고서를 전달합니다. 이런 직원이 한둘이 아닙니다.” (김태완 팅크웨어 제품품질보증부 대리)
이곳에서 근무하는 김태완 대리는 기자를 안내하며 이같이 말했다. 칼바람이 귓등을 스치던 지난 12일 경기도 판교테크노밸리에 위치한 팅크웨어 기술연구소를 찾았다. 김 대리가 안내하는 제품 연구실 곳곳에는 품질 보증을 목숨같이 여기는 팅크웨어의 1등 정신이 묻어 있었다.
팅크웨어 직원들은 기자에게 새로운 중독 현상을 보여줬다. 게임중독도, 골프중독도 아닌 이른바 품질보증 중독이다. 이들의 목적은 단 하나 고객에게 품질에 대한 신뢰감을 주는 것이다.
팅크웨어 기술연구소는 차량용 블랙박스, 내비게이션, 태블릿PC의 성능 및 기능 시험을 주목적으로 한다. 기술연구소는 역사가 약 16년으로 팅크웨어의 설립과 그 궤를 같이한다.
기술연구소 내 품질보증부는 3개의 실험실을 갖추고 있다. 첫 번째 실험연구실에 들어서자 수십대의 태블릿PC와 내비게이션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 제품들은 전원 케이블에 연결된 채로 품질 시험 중이었다. 김 대리는 “지금 전원의 온·오프를 테스트 중”이라며 “전원을 껐다 켰다를 반복하며 이상 유무를 확인하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바로 옆에는 온도테스트기 6대에서 내비게이션과 블랙박스를 시험 중이었다. 온도 테스트기는 영하 40도에서 영상 65도까지 다양한 환경에서 작동 유무를 확인하고 있었다. 팅크웨어 관계자는 “온도테스트기 맞은편에 있는 실제 번호판 크기의 인쇄물은 급격한 온도 변화에서도 기준에 충족하는 화질이 구현되는지 시험 중”이라며 “블랙박스는 높은 온도에 더 취약하기 때문에 고온 상태 테스트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한쪽에서는 내비게이션 버튼의 인식력을 확인하고 있었다. 3개의 단말을 고정시킨 채 버튼 하나당 1000회 이상 입력 테스트를 거쳐 모든 입력 상황을 인식해야지만 통과할 수 있다고 팅크웨어 관계자는 전했다.
자리를 옮겨 바로 옆에 위치한 두 번째 시험연구실을 살펴봤다. 문을 열자마자 익숙한 여성의 목소리가 들렸다. 바로 아이나비 내비게이션에 등장하는 안내 목소리였다. 대형냉장고 5개 규모 정도의 탱크 문을 열자 내비게이션 100여대가 눈에 들어왔다. 이 탱크 안에서는 현재 시판되고 있는 아이나비 내비게이션을 모두 모아 전자지도 등 업그레이드 된 소프트웨어가 전 기기에서 제대로 작동하는지 시험하는 중이었다. 100여대의 내비게이션이 동시에 쏟아내는 안내 멘트는 마치 야시장과 같이 시끌시끌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김 대리는 “GPS는 실제 거리에서 새로 부여된 목적지까지 올바르게 주행 안내를 하는지 시험하고 있다”며 “실제 주행 조건과 동일한 환경을 조성해 품질을 보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바로 옆방에서는 밝기에 따른 블랙박스 화질에 대한 테스트가 한창이었다. 방 한가운데는 자동차 후미등이 그대로 재현돼 있었고 벽면에는 다양한 도형이 그려진 표가 붙어 있었다. 팅크웨어 관계자는 “이 방에서는 KS기준에 따른 조명 밝기에 따라 화질이나 시인성 등을 확인하고 검사한다”고 말했다.
마지막 방에서는 DMB 수신 성능과 동영상, 음악 등을 재생 시에 음질을 시험하고 있었다. 최근 내비게이션은 단순한 길 안내뿐만 아니라 다양한 멀티미디어 기능을 요구하는 소비자 수준에 맞추려는 팅크웨어의 의지가 엿보이는 부분이었다.
까다로운 기술연구 설비를 갖춘 팅크웨어지만 어려움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팅크웨어가 블랙박스 진출을 준비하던 시기 렌즈 선명도에 문제가 생겼다. 렌즈는 파트너사를 통해 공급을 받는데 개선 요구 사항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던 것이다. 김 대리는 “렌즈 공급사가 개선해 보내온 제품들은 또 다른 곳에서 문제가 발생했다”며 “이에 우리가 직접 개선에 나서고 테스트를 진행하는 수밖에 없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팅크웨어는 품질 테스트 기간이 평균 3주가 소요되는데 이를 훌쩍 넘어 직접 나서게 된 것이다. 김 대리는 “결국 그런 과정을 거쳐 지금의 내비게이션 시장과 블랙박스 시장을 석권하는 팅크웨어를 만들어냈다”고 말했다.
◆국내·외 특허만 800여건에 달해 직원 발명의욕 고취… 제안된 아이디어 등급에 따라 상금도 지급
팅크웨어는 블랙박스 및 내비게이션 등 관련 분야에서 연구개발을 통한 다양한 특허를 보유한 것으로 유명하다.
팅크웨어는 2003년 PDA형 내비게이션 전용 단말기, 2004년에는 독자모델로 전용단말기를 개발해 상품화했다. 내비게이션의 핵심기술이라고 할 수 있는 전자지도를 자체 개발해 경쟁우위를 확보 했다. 이 과정에서 어려움도 많았다. 내비게이션 소프트웨어와 전자지도를 개발하고 지속적으로 품질을 확보하기 위해 상당한 시간과 연구개발비를 투자했다.
이를 위해 연구인력들이 밤낮을 잊고 개발과 테스트에 몰두해야 했으며, 선별적이고 집중적인 투자와 연구를 진행했다고 팅크웨어 관계자는 전했다. 이러한 노력을 거쳐 팅크웨어는 전자지도, 내비게이션 소프트웨어 엔진, 단말기 부문에서도 업계 최고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했다.
이러한 노력은 지적재산권 확보로 그 꽃을 피웠다. 현재 팅크웨어가 보유하고 있는 공개 및 등록된 산업재산권 건수는 1000건이 넘는다. 특히 그 중 국내·외 특허건수만 800여건에 달해, 내비게이션 및 블랙박스에 대한 기술 경쟁력 강화는 물론 권리도 빠르게 확보해 나가고 있다.
또한 10년 전부터 직무발명보상제도도 운영한다. 직원들의 경쟁력 있는 기술 개발을 장려하고 직원들의 발명의욕을 고취시키기 위한 제도로 모든 임직원들은 사내의 지적재산권 관리 시스템을 통해 아이디어를 제안할 수 있다. 제안된 아이디어에 대해 △특허성 △기술성 △시장성을 평가하고 결정된 등급에 따라 최고 100만원의 상금을 해당 직원에게 수여한다.
팅크웨어의 연구자들은 통상 발명개념으로 특허를 제안한다. 팅크웨어는 이러한 발명제안에 대해 특허전담 인력과 전문팀을 구성해 특허를 확보해 간다. 특허전담인력과 전문팀은 현장과 밀착된 특허관리 업무를 장려해오고 있다.
팅크웨어는 지속적인 투자를 통한 최고의 기술력 확보에 중점을 두고 있다. 팅크웨어가 생각하는 내비게이션 산업은 무결점 100%를 보장할 수 없는 산업이다. 지속적인 연구, 개발, 상품화, 고객요구 반영이 필수적인 산업이다. 전자지도 내에 도로정보 등은 연간 20~30% 정도 변화한다. 또한 고객이 운전 시에 바로 접하게 되는 기능에 대해 개선을 요구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팅크웨어는 전문화된 팀을 운영해 고객으로부터의 무수한 요구사항을 수렴하고 이를 조정하고 개발하는 조직력과 기업문화를 이루어 스피드경영을 달성하고 있다.
팅크웨어 관계자는 “‘아이나비’라는 브랜드가 고객의 마음속에 자리 잡기까지 전자지도와 단말기의 원천기술에 대한 노하우, 선도된 기술력 보유, 시장에서의 차별화된 전략, 그리고 고객만족경영 강화를 위한 지속적인 노력과 투자가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내비게이션과 블랙박스 산업은 지속적이고 차별화된 기술개발이 매우 중요한 산업으로 특허 같은 지적재산권 확보는 기술경쟁력뿐만 아니라 그 업체의 기술혁신 수준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중요한 잣대”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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