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현준 기자 =“창업 당시 사업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지만 마땅히 물을 곳이 없었어요. 스스로 하나씩 배워야 했죠. 하지만 지금은 비슷한 길을 앞서간 선배 창업가들이 많습니다. 많이 묻고 시행착오를 줄이며 긴 호흡을 갖고 창업에 나섰으면 합니다”
신현성 티켓몬스터 대표는 후배 창업가들에게 선배 창업가들을 적극 활용하라고 당부했다.
신대표가 티몬을 창업했던 2010년 당시만 해도 정보기술(IT)을 기반으로 한 스타트업(초기 벤처기업)이 많지 않아 막힐 때마다 스스로 터득해야 했다.
게다가 국내에는 소셜커머스에 대한 개념도 없던 시절이었으니 업주들을 설득하기도 상당히 까다로웠다.
영업 이야기를 꺼내면 문전박대하기 일쑤였다.
신 대표는 첫 거래를 성사시키기 위해 창업 멤버들과 함께 단체 예약을 했다.
100명 예약을 하겠다고 하면 그 인원들이 어떻게 올 건지 묻는 등 일단 관심을 보였기 때문이다.
단체로 오니 10~20% 할인이 가능한지 물었다. 이렇게 업주와 이야기를 나누며 단 기간에 할인을 앞세워 매출을 올리며 홍보 효과를 노리는 소셜커머스의 개념에 대해 자연스럽게 이해시켰다.
이러한 노력 끝에 그는 서울 홍대의 체코 맥주 가게의 첫 거래를 성사시켰다.
홍보 효과를 실감한 업주가 주위의 가게를 소개까지 해주며 영업력을 서서히 넓혀나갔다.
신 대표는 이렇게 발로 뛰며 거래를 성사시키는 과정에서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사업 노하우를 쌓았다.
이러한 경험을 후배 창업가들에게 알려주고 싶어 만든 것이 스타트업 투자 전문 회사 ‘패스트트랙아시아’다.
티몬에 투자했던 파이브락스의 노정석 최고전략책임자(CSO)와 당시 스톤브릿지캐피탈에서 수석 심사역으로 있던 박지웅 패스트트랙아시아 대표와 함께 만든 것이다.
패스트트랙아시아는 에스이웍스, 푸드플라이, 스트라입스 등 다수의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최근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중심으로 독특한 아이디어로 무장한 스타트업이 속속 등장하는 가운데 신 대표는 후배 창업가들이 성공적인 사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적극 도와줄 계획이다.
그가 창업 당시 머리를 싸매고 고민했던 일들이 지금 돌이켜보면 어렵지 않은 것이었기에 후배들에게 길을 안내해주는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티몬이나 카카오 등의 새로운 서비스가 사용자들에게 사랑받으면 또 하나의 새로운 산업 군이 생긴 것”이라며 “스타트업이 그 단계까지 이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과제”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무엇보다 같이 하는 사람이 중요하다”며 “나보다 뛰어나고 이 회사가 100배 커져도 같이 갈 수 있는 사람을 찾는데 공을 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수합병(M&A) 바라보는 선입견 아쉬워”
티몬은 2011년 리빙소셜에 이어 최근 그루폰까지 두 번 매각됐다.
두 번의 M&A를 거치는 과정에서 신 대표는 선입견이 가장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왜 했는지, 회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묻기 전에 비판적인 눈으로 바라보는 이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는 “이스라엘에서 벤처캐피털을 하는 지인에 따르면 현지에서는 스타트업이 매각되면 모두가 축하해주고 이런 사람을 또 만들자는 분위기”라며 “이러한 선순환 구조를 만들다보니 구글이나 애플에서 선정하는 기술을 이스라엘에서 가장 많이 만든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에서도 스타트업의 M&A를 바라보는 시선이 바뀌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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