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은 이번 인사로 여성임원들이 지닌 장점을 살려 그룹 성장의 원동력으로 삼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
이건희 회장은 그동안 "여성이 경쟁에서 질 이유가 없다"며 여성 인력의 능력과 중요성을 강조해 온 것으로 유명하다. 지난해 4월에는 삼성그룹 여성 승진자들과 오찬을 같이 하며 "앞으로 그룹 내 여성인력 채용 비율을 30% 이상으로 늘리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삼성그룹은 이같은 이건희 회장의 방침에 따라 여성 임원 승진자를 계속 늘려 왔다. 지난해 총 485명의 임원급 승진자 중 신규 10명, 전무 1명, 부사장 1명 등 모두 12명의 여성이 승진의 기쁨을 맛봤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늘어난 15명의 여성 임원이 탄생했다.
특히 삼성그룹 여성 승진자중 60%, 15명 중 9명이 발탁승진이다. 삼성그룹에서는 부장 4년을 채우면 임원이 될 기본 연한은 채우게 되지만 4년을 채우지 않아도 성별을 불문하고 성과와 능력에 따른 전략적 승진 인사의 대상이 된 것이다.
삼성그룹은 "조직 내 다양한 분야에서 여성 인력의 장점이 충분히 발휘될 수 있는 여건과 분위기를 한층 강화했다"고 밝혔다.
이미 삼성그룹 내의 여성 임원 수는 국내 30대 그룹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다만 삼성 사장단 인사에서도 오너 일가를 제외한 여성 최고경영자(CEO)가 나오지 않은 것은 아쉬운 점이다. 삼성그룹은 2일 실시한 사장단 인사에서 8명의 사장 승진 내정자를 발표했지만 이건희 회장의 차녀인 이서현 사장을 제외하고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여성 사장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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