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면 지방은행은 시중은행과 달리 조용한 연말을 보내고 있는 모양새다.
8일 은행권에 따르면 최근 시중은행들은 수익성 제고와 비용절감 차원에서 점포 통ㆍ폐합을 준비하거나 이미 진행중이다. 적자가 나는 점포 문을 닫거나 인근 영업점과 합쳐 점포 효율화를 꾀한다는 전략이다.
우선 한국씨티은행이 올해에만 국내지점 22개를 폐쇄했다. 또한 이달 중 5개의 점포를 추가로 통ㆍ폐합한다는 계획이다.
국내에서 점포 수가 가장 많은 국민은행은 내년 1월초 55개 점포를 통ㆍ폐합하면서 대대적인 영업점 개편에 들어갈 예정이다. 우리은행은 17개 점포를 신설했으나 17곳의 문을 닫았다. 우리은행도 내년 중 15개 점포를 통ㆍ폐합할 방침이다.
상황이 이러다보니 시중은행들 사이에서는 인력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통ㆍ폐합으로 인해 발생하는 유휴인력 재배치가 어려워 구조조정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는 어디까지나 '설'이다. 아직까지 은행권에서 본격적으로 구조조정을 내건 곳은 없다. 다만 구조조정을 우려해 스스로 희망퇴직을 신청하는 인력이 늘고 있는 양상이다.
지방은행은 시중은행과 상황이 다소 다르다.
부산은행은 올해 2곳의 영업점을 통ㆍ폐합했고 이달 중 4곳에 대해 추가로 실시할 계획이다.
하지만 지난해 말 257곳이던 부산은행의 점포는 올해 9월말까지 265곳으로 늘었다. 4분기 들어 부산 해운대와 경남 양산신도시 등에 추가로 지점을 열었으며 내년에는 10개 점포를 더 신설할 예정이다.
대구은행 역시 지난해 말 이후 올해 들어 9월까지 점포 5곳이 증가했고, 전북은행은 3곳의 지점을 통ㆍ폐합했으나 3곳을 신설하면서 총 점포 수는 변동이 없다.
이는 시중은행에 비해 견조하게 나타나고 있는 '성장세' 때문이다.
지방은행은 중소기업 의무대출 비중이 60%로 시중은행(45%)보다 높아 STX나 동양 등으로 대표되는 대기업 리스크에서 자유로운 데다, 정부의 중소기업 지원 방침에 따라 대출 자산이 늘고 있다. 올해 3분기 신한금융과 우리금융의 당기순이익이 줄어든 데 반해 BS금융과 DGB금융은 4.4%와 55.2% 각각 순익이 증가한 것도 이러한 바탕에서 비롯된 결과다.
지방은행의 한 관계자는 "한 지역 내 점포 밀집도가 높지 않아 점포 통폐합을 대규모로 가져갈 경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면서 "미니점포 등 저비용형 점포를 늘려 영업점 규모를 일정 수준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경남은행 및 광주은행이 타 지방은행과 합병될 경우 인력 구조조정이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그러나 현재로선 BS금융이나 DGB금융 등이 모두 직원 고용승계 보장을 조건으로 내걸고 있어 급박한 구조조정은 없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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